EPL '무릎 꿇기' 중단하나…"영향력 잃었다는 우려 커져"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무릎 꿇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 메일 등은 2일(이하 한국시간) "EPL 선수들이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중단하고 싶어한다"며 "해당 퍼포먼스가 영향력을 잃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주장들은 지난달 28일 회의를 통해 이 사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도 "각 팀 주장들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무릎 꿇기를 지속할지 논의하고 있다"며 "이미 한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EPL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리그가 중단됐다가 재개한 2020년 6월부터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서 한쪽 무릎을 꿇어 왔다.

이는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2016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경기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은 채 국민의례를 거부한 데서 시작됐다.

2020년 5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로는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의 일환으로 전 세계에 확산했다.

EPL은 물론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경기 등에서도 선수들이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이들의 움직임에도 차별은 곳곳에서 일어났고, 선수들 역시 표적이 됐다.

손흥민(토트넘)도 지난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악플 세례'를 받았고,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이달 1일 SC 파렌세(포르투갈)와 프리시즌 경기 도중 상대 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무릎 꿇기 퍼포먼스가 차별 근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찌감치 중단을 선언한 경우도 있다.

크리스털 팰리스의 공격수 윌프리드 자하는 지난해 "무릎을 꿇든 서 있든 상관없이 우리 중 일부는 여전히 학대를 받고 있다"며 퍼포먼스 동참을 거부했다.

더비 카운티와 브렌트퍼드, 본머스, 퀸스파크 레인저스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 속해 있던 일부 구단들도 더는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BBC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퍼포먼스 지속 여부에 관해 선수들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으며, 6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아스널의 2022-2023시즌 개막전에 앞서 공식 발표를 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