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지표서 리그 최상위…외인 투수 합류 효과
팀 성적은 아쉬워…접전 경기서 경험 부족 문제 노출

한화가 변했다…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1위·팀 타율 3위
프로야구 최하위 한화 이글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올 시즌 전반기에 무기력한 모습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최근 무서운 면모를 보이며 각종 지표를 흔들고 있다.

한화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놀랄 만하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열린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한 한화는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한화는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5.06)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후반기들에 완전히 달라졌다.

1일 현재 한화의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3.48)은 SSG 랜더스(4.01), kt wiz(4.43·이상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등 국가대표급 선발 로테이션을 지닌 선두권 팀보다 좋다.

평균자책점뿐만이 아니다.

한화 투수들은 이 기간 홈런을 단 1개만 허용, 후반기 팀 최소 피홈런 1위다.

팀 탈삼진(71개) 역시 1위다.

변신의 이유는 외국인 투수에게 찾을 수 있다.

한화는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와 닉 킹험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토종 선수로만 버텼다.

선수층이 얇은 한화는 일부 '토종 선수'들에게 부담과 부하가 집중되고, 전반기 중반 문제점들이 터지면서 팀 성적도 고꾸라졌다.

이런 가운데 전반기 막판 합류한 두 외국인 투수들은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이 됐다.

우완 예프리 라미레즈는 후반기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38의 성적을 올렸고, 펠릭스 페냐도 후반기 2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맹활약했다.

선발 두 자리가 메워지자 다른 투수들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토종 에이스 김민우, 장민재와 필승조 강재민, 김범수, 윤산흠 등 불펜 투수들은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가 변했다…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1위·팀 타율 3위
한화의 변화는 마운드에만 그치지 않는다.

타선의 변신도 놀랍다.

한화는 후반기 팀 타율 0.290로 전체 3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보다 후반기 팀 타율이 좋은 팀은 KIA 타이거즈(0.341), NC 다이노스(0.296) 두 팀 뿐이다.

한화는 이 기간 팀 10홈런을 때리면서 LG 트윈스(12개)에 이어 후반기 팀 최다 홈런 2위까지 달리고 있다.

팀 타선도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이끈다.

최근 제대한 외야수 장진혁이 8경기에서 타율 0.417, 부상에서 복귀한 내야수 노시환은 8경기 타율 0.394, 2홈런을 때리며 새바람을 일으켰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주장 하주석은 후반기 8경기에서 타율 0.412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 밖에 김태연, 김인환 등이 장타를 폭발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한화는 후반기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투타 밸런스를 뽐내고 있다.

다만 문제도 있다.

한화는 이런 세부 지표에도 팀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한화는 후반기 8경기에서 3승 4패 1무 승률 0.429의 성적을 냈다.

전체 8위다.

투타 세부 지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 순위에선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잘 던지고 잘 치고도 승수를 많이 쌓지 못한 이유는 접전 경기에서 번번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후반기 이후 치른 5차례 2점 차 이하 접전 경기에서 1승 1무 3패로 좋지 않았다.

한화는 대부분 승부처인 경기 후반에 실점해 승리를 내줬다.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10-9로 앞선 8회말 불펜 난조와 수비 실책이 이어지며 역전패했고, 하루 뒤 삼성전에선 3-2로 앞선 9회말 동점을 허용해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고 3-3으로 비겼다.

2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3-2로 앞선 9회에 대거 5실점 하면서 역전패했다.

사실 한화는 올 시즌 내내 접전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다.

승부처마다 경험 부족 문제를 노출했다.

타자들은 득점 기회마다 무기력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경우가 많았고, 수비에선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투수들도 꼭 접전 상황에서 실투했다.

한화는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고참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야수 고참급인 최재훈이 올 시즌 내내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투수 최고참 정우람은 어깨 부상으로 1군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선수 멘털 관리와 경험 문제, 베테랑 부재 문제는 한화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