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 상대로 좋은 결과까지 가져와야 더 성장할 수 있다"
10개월 만에 A매치 골 이민아…동아시안컵 '화려한 마무리'(종합2보)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간판' 미드필더 이민아(31·현대제철)가 10개월 만에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골을 기록하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마지막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과 대회 3차전에서 이민아의 골 등을 앞세워 4-0으로 이겼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이민아는 투톱 강채림과 최유리를 받치는 2선으로 나섰다.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이 3선까지 내려가 경기를 조율하는 사이 공격진에 전진패스를 공급하거나 직접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민아는 전반 막판 한 골을 넣고, 상대 자책골까지 유도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전반 35분 지소연의 패스를 받은 장슬기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며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문전에서 경합 중이던 이민아와 대만 수비수 장지란을 향했다.

달려들던 이민아를 뒤쫓으며 몸싸움을 벌이던 장지란의 발에 맞은 공이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이민아는 전반 40분 지소연의 센스 있는 침투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도 꽂아 넣었다.

이 경기를 통해 이민아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에서 몽골을 12-0으로 대파했던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 만에 A매치에서 골 맛을 봤다.

이날 대만전까지 A매치 73경기를 뛴 이민아는 경기 조율뿐만 아니라 해결사로도 대표팀에 공헌해왔다.

2019년 콜린 벨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도 줄곧 대표팀의 중원을 지켜온 이민아는 최근에는 부상으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4월 홈인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평가전까지만 해도 선발로 나섰던 이민아는 부상으로 지난달 캐나다 원정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강호 캐나다를 상대로 경쟁력을 점검하려 했던 벨 호는 이민아를 대신해 문미라(수원FC)를 원정에 데려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 5일 동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대표팀이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였을 때까지도 이민아의 몸은 완전치 않았다.

첫 훈련이 진행된 6일 선수들이 미니게임 등을 진행하며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사이 이민아는 훈련장 구석에서 별도 재활 훈련에 매진하며 회복에 주력했다.

대회 1차전인 한일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이민아는 2차전 중국전에도 후반 막판에야 교체로 투입됐다.

대만전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골까지 넣은 이민아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민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선발 출전은 경기 전 미팅 때 처음 알았고, 감독님이 '(조)소현 언니 자리에서 프리 롤을 맡아 중간에서 연결을 잘해주라'고 지시했다"며 "저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괜찮기 때문에 더 많이 뛰고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1승 1무 1패 성적에 대해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은 많이 좋아졌다"며 "다만 매번 경기 내용은 좋아지고, 대등하게 하면서도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이걸 깨야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2023년 월드컵을 앞두고 이민아는 "월드컵이 1년 정도 남았는데, 더 조직력을 다듬고 공격이나 수비, 체력 등을 갖춰서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