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경기서 2골에 그쳐…K리그1 18경기서 13골로 '팀 득점 공동 최하위'
유효슈팅, 1위 울산의 절반…최전방서 슈팅 생산할 선수 없어
슈팅·유효슈팅·골, 모두 부족…'빈공'에 허덕이는 수원
"다시는 이런 경기를 보여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평소 조곤조곤했던 수원 삼성의 이병근 감독의 목소리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는 도중에는 유독 가라앉았다.

"팬들께 굉장히 죄송하다"고 말문을 연 이 감독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답변을 이어갔다.

29일 수원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에서 전북 현대에 0-3으로 완패했다.

K리그1에서 3연패를 포함해 최근 5경기 무승(2무 3패)에 빠진 수원은 이날 FA컵 패배로 반등 계기를 마련하는 데 또 실패했다.

특히 최근 K리그1에서 FC서울과 '슈퍼매치'(0-1 패), 전북과 '명가 라이벌'전(1-2 패), 수원FC와 '수원더비'(0-3 패)까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 경기에서 모두 졌다.

팀이 마지막으로 거둔 승리는 지난달 25일 홈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를 2-0으로 꺾은 FA컵 16강전이다.

이 승리 이후 리그와 FA컵을 포함한 5경기에서 수원이 올린 득점은 2골(7실점)에 불과하다.

전북 역시 팀 모토인 '화공'(화려한 공격)에 어울리지 않는 허약한 공격력으로 시즌 초반 팬들의 원성을 샀지만, 최근 4경기에서 9골을 폭격하며 살아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수원의 '빈공'은 올시즌 내내 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규리그 최하위 성남FC와 함께 13골로 팀 득점 '공동 꼴찌'에 머물러 있다.

혼자 14골을 넣은 득점 1위 무고사(인천)보다 낮은 수치다.

상대 골망을 흔들어야 이기는 스포츠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사이 수원의 성적도 리그 11위까지 처졌다.

기록으로 봐도 수원의 공격력은 아쉽다.

정규리그 18라운드까지 수원은 총 160개 슈팅을 기록했는데 이는 인천 유나이티드(157개)에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그러나 득점 1위 무고사가 지탱해온 인천은 유효슈팅 부문에서 수원(73개)보다 15개 많은 88개를 올렸다.

슈팅·유효슈팅·골, 모두 부족…'빈공'에 허덕이는 수원
73개의 유효슈팅은 12개 구단 중 최하위로, 1위 울산(142개)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물론 유효슈팅이 적긴 하지만 득점을 많이 올린 팀도 있다.

대구FC는 수원보다 5개 많은 78개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수원이 올린 총 득점의 2배에 가까운 25골을 넣었다.

그런 만큼 대구는 유효슈팅 대비 골 수치가 0.32로 가장 좋다.

반면 수원의 해당 수치는 0.18로 12개 구단 중 11위다.

그 밑에는 수원과 함께 빈공에 허덕이는 성남(0.15)뿐이다.

다시 말해 수원은 슈팅을 적게 때리는 가운데 유효슈팅도 많이 만들지 못하는 데다 이 중 골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다.

슈팅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줄 '골잡이'가 없기 때문이다.

수원은 슈팅을 30개 이상 기록한 선수가 없는 3개 팀(전북, 포항) 중 하나다.

포항 스틸러스는 슈팅을 20개 이상 올린 선수가 네 명이 있지만, 수원에는 21개 슈팅을 때려낸 오현규뿐이다.

득점 1∼3위인 무고사, 조규성(김천), 주민규(제주)가 각각 56, 59, 55개 슈팅을 생산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최전방을 이끌어줄 선수로 낙점하고 영입한 그로닝은 이들의 5분의 1보다 못한 10개 슈팅을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출신으로 골을 기대했던 그로닝이지만 리그 14경기에 나와 아직 골도, 도움도 올리지 못했다.

이 감독은 지난 25일 수원 더비에서 그로닝을 명단에서 제외한 데 이어 전북과 FA컵 8강에서도 그로닝을 그라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 25일 수원FC와 경기 전 취재진에 "아직 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적은데다 선수가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이 나오지 않아서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구단도 대체 선수를 찾고 있다"고 밝히며 최전방을 놓고 고심이 깊다는 사실을 짐작게 했다.

이런 빈공의 해결에 올 시즌 하반기 수원의 반등 여부도 달려있다.

슈팅·유효슈팅·골, 모두 부족…'빈공'에 허덕이는 수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