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교체로 승리 지킨 키움 vs 교체 미루다 쐐기포 맞은 KIA
잘 던지다가 갑자기 실점 위기를 맞은 선발 투수를 교체해야 할지 그대로 둬야 할지는 프로야구 감독들의 오래된 고민거리다.

선발 투수를 끝까지 믿고 마운드를 맡기든, 발 빠른 교체로 다른 투수를 올리든 경기 결과는 항상 감독의 책임으로 남는다.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도 두 팀 감독의 선발 투수 교체 성향이 경기 결과와 직결됐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선발 최원태가 6회 1사 후 KIA 이창진에게 2루타를 얻어맞자 곧바로 왼손 투수 이영준을 투입했다.

이날 결정구인 투심 패스트볼로 팀 타율 1위인 KIA 타선을 1점으로 막아낸 최원태의 투구 수가 아직 69개에 불과한 상황이었기에 홍 감독의 투수 교체는 예상 밖이었다.

빠른 교체는 최원태의 투구 데이터를 근거로 내려졌다.

올 시즌 최원태는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하다가도 유독 6회에 실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6일 두산전에선 6회 두산의 선두 타자 안권수와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연속 사사구를 허용한 뒤 1실점을 하며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달 2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6회 선두 타자 정은원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4월 6일 LG 트윈스와 시즌 첫 선발 경기에서도 6회 선투 타자 오지환과 김민성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시즌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최원태가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나성범과의 맞대결에서 올 시즌 약했던 점도 고려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원태는 소크라테스를 상대로 3타수 3안타로 절대적인 약세를 보였고, 나성범에게도 5번의 맞대결에서 2루타 1개와 볼넷 1개를 허용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최원태는 4회에 소크라테스와 나성범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결국 홍 감독은 최원태가 5회 이후 실점이 많았던 점과 이창진 이후 타석에 들어서는 소크라테스와 나성범에 약했던 데이터를 기반으로 69개의 공을 던져 1실점에 불과했던 선발 투수를 과감하게 교체했다.

홍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바뀐 투수 이영준이 나성범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실점 했지만, 소크라테스와 황대인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KIA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이후 키움은 김태훈과 김재웅, 문성현이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5-2 승리를 지켜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역할을 명확하게 분리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홍 감독의 전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홍 감독은 경기 뒤 "최원태가 공격적인 투구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중간 투수들도 맡겨진 임무를 잘 소화했다"고 말했다.

빠른 교체로 승리 지킨 키움 vs 교체 미루다 쐐기포 맞은 KIA
반면 KIA는 이날 선발 투수 교체 시점을 미적대다 쐐기 3점포를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3회까지 삼진 3개를 곁들이며 완벽투를 선보였던 KIA 선발 이의리는 4회 2개의 내야 안타를 내주며 1실점 했다.

내키지 않은 실점으로 흔들린 이의리는 5회 선두 타자 이용규와 박준태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이후 김준완의 3루 쪽 땅볼 때 KIA 3루수 류지혁이 병살을 시도했지만, 1루 주자 박준태를 2루에서 잡아내는 데 그쳤다.

느린 타구였기 때문에 2루 주자 이용규를 먼저 아웃시켰어야 했지만 병살 욕심을 낸 류지혁이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

류지혁의 판단은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져 이의리를 더욱 흔들었다.

김휘집의 땅볼 타구를 잡은 이의리가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이용규가 먼저 홈을 밟으면서 추가 실점을 했다.

김휘집까지 1루로 살아나가면서 1사 1, 2루가 됐고, 타석엔 올 시즌 이의리에 강한 모습을 보인 이정후가 들어섰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이의리를 상대로 8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으로 완벽한 '천적'의 모습을 보였다.

당연히 투수를 교체해야 할 시점이었지만, 김종국 감독은 서재응 투수 코치를 한 차례 마운드에 올려보낸 뒤 이의리에게 계속 경기를 맡기는 선택을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이정후는 이의리의 2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쳐냈다.

KIA는 이 홈런으로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경기를 키움에 내줬다.

KIA로서는 김종국 감독의 투수 교체 시점이 아쉬운 경기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