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내려간 크론 대신 합류해 연일 맹타…12일엔 첫 홈런까지
1군 등록 후 6경기 타율 0.474
혜성처럼 나타난 SSG 거포 전의산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요즘 프로야구 SSG 랜더스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추신수도, 최정도 아니다.

프로 3년 차 무명 타자 전의산(22)이다.

지난 8일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간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을 대신해 1군 무대를 밟은 전의산은 물 만난 고기처럼 KBO리그를 휘젓고 있다.

그는 1군 데뷔 후 매 경기 안타 행진을 펼치고 있고,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한화 이글스와 3연전에선 모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렬했다.

1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홈 경기에선 데뷔 첫 홈런까지 터뜨렸다.

그는 4-0으로 앞선 2회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남지민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프로 데뷔 후 첫 아치를 신고했다.

전의산은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 1득점의 성적으로 팀의 13-11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한화전을 포함해 올 시즌 6경기에서 타율 0.474, 출루율 0.524, 장타율 0.789, 출루율 0.524, OPS(출루율+장타율) 1.313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다.

전의산의 활약은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군 터라 더 의미 있다.

불과 지난달까지 전의산의 활약을 내다본 이는 극히 드물었다.

혜성처럼 나타난 SSG 거포 전의산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1루수 자리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홈런왕 출신 크론이 점찍은 데다 지명타자 자리는 추신수가 버티고 있었다.

SSG엔 최정, 한유섬 등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차고 넘쳐 전의산의 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전의산은 극적으로 1군 무대를 밟았고, 단 한 번의 기회를 움켜쥐었다.

경기 후 취재진에게 둘러싸인 전의산은 어안이 벙벙한 눈치였다.

그는 "모든 순간마다 긴장이 많이 되는데, 그런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1군에 올라와 생전 처음 보는 투수들과 상대하는데, 아무런 생각 없이 타격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2군에 있을 때는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오리라 생각하며 준비했다"며 "그런 과정이 오늘의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맹타의 비결에 관한 거듭된 질문엔 "이진영 타격 코치님이 힘을 빼고 치라는 주문을 해서 타석에 들어가기 전 '힘을 빼자'라는 말을 계속 반복한다"라며 "앞으로도 계속 어깨에 힘을 빼고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