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후 FA 자격 취득…트레이드 후보 '입길'
키움 한현희, 트레이드설에 "신경 안 쓰인다면 거짓말"
"처음에는 던질 준비가 안 됐지만, 지금은 아무리 못해도 90% 이상 몸이 됐습니다.

"
1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만난 한현희(29·키움 히어로즈)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예기치 못한 부상 여파로 시즌 초반 발걸음이 꼬였지만, 기회만 온다면 언제든 만회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현희는 올해 1월 개인 훈련 도중 공을 밟아 발목을 다쳐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급하게 몸을 만들어 4월 24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 선발 등판으로 올해 처음 1군 마운드에 섰지만, 2⅓이닝 9실점(8자책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후 잠시 2군에 다녀온 뒤 6일 1군에 복귀하고서는 중간 계투로 보직을 옮겼다.

그마저도 6일과 7일 단 2경기에만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개점 휴업' 상태다.

한현희는 "나가서 많이 던지고 싶고, 선발로 기회가 온다면 던지고 싶다"면서도 "일단 팀에서 중간 계투를 맡겼으니 여기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홍원기(49) 키움 감독도 "한현희는 현재 선발 다음에 허리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인데 최근 선발진이 큰 점수 차에서 교체돼 등판 기회가 없었다"면서 "필승 조에서 가장 먼저 나와야 할 선수"라고 기용 계획을 밝혔다.

전력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한 즉효 약인 트레이드는 2022시즌 KBO리그 개막 후 이제까지 3건이 성사됐다.

대다수 구단이 국내 선발 투수 인력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한현희의 이름은 쉬지 않고 입길에 오른다.

지난달 한현희와 마찬가지로 '예비 FA'인 포수 박동원(32)이 KIA로 트레이드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드설은 계속해서 피어오른다.

키움 한현희, 트레이드설에 "신경 안 쓰인다면 거짓말"
고형욱 키움 단장은 박동원 트레이드 이후 "당장은 추가 트레이드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카드만 맞는다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키움은 FA 시장에서 몸값이 비싼 '집토끼'를 잡지 않는 전략을 고수 중이다.

구단 역사상 총액 20억원을 넘긴 FA 잔류 계약 사례가 이택근(2016년·4년 35억원) 한 명일 정도다.

쉴 새 없이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 한현희는 "크게 신경은 안 써도, 아예 안 쓴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그래도 열에 아홉은 생각 안 하려 하고 하나 정도만 생각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이 팀(키움)에 있든, 다른 팀에 있든 팀 승리만을 위해 던지는 거라 (트레이드 여부는) 신경 안 쓴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드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11년째 '히어로즈' 선수인 한현희에게 2022시즌은 더욱 각별하다.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라 절실한 마음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한현희는 "이제는 후배들이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경험을 전수하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어떤 자리든 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