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승현 "소속팀 매각에 싱숭생숭…여러 감정으로 머리 복잡"
"저는 끝까지 안 믿었어요.

"
올해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중 유일한 빅맨 '대어'로 꼽히는 이승현(30)이 소속팀 고양 오리온의 매각 발표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승현은 12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열린 FA 설명회에 참석해 협상 일정과 관련 규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설명회가 끝난 뒤 그는 "(마음이) 싱숭생숭했다"며 "플레이오프 때부터 구단 매각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때도 계속 (진짜인지) 구단에 물어봤다"고 토로했다.

오리온은 지난 11일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과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구단 매각 사실을 알렸다.

계약상 연고지는 고양시로 유지되며, 기존 사무국 직원·선수단도 승계된다.

이승현은 "신인 시절부터 쭉 적을 뒀던 구단이라 애착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여러 감정으로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리온이 구단을 넘긴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믿지 않았다"며 "(소식을 듣고) 아쉽고, 서운한 감정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에는 비즈니스라는 게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오리온이라는 회사의 선택도 존중한다"며 "아직 새 회사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잘 이야기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승현은 2014년 오리온에 지명된 이후 지금까지 303경기에서 평균 33분을 뛰며 팀의 대들보로 활약해왔다.

7시즌 간 평균 11.5점 5.7리바운드를 기록한 이승현은 2015-2016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이런 이승현의 가치를 알아본 오리온은 FA가 되기 전부터 대우에 신경을 써왔다.

FA 이승현 "소속팀 매각에 싱숭생숭…여러 감정으로 머리 복잡"
지난해 6월에는 FA 신분이 아닌 이승현에게 보수 총액 6억 원 계약을 안겨줬다.

이는 당해년도 FA 신분 선수를 모두 포함해 보수 총액 3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이승현은 "그래서 내가 아쉬운 게 더 크다.

오리온이라는 곳이 나한테 너무 잘해줬다는 사실을 알기에 더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근 구단 상황이 FA 선택에도 영향을 줄 것 같냐는 질의에는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

뛰었던 회사 자체가 바뀐 셈"이라며 "아직은 새 회사 관계자들과 만나지도, 연락을 받지도 못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신중히 미래를 그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디로 가든) 팀이 우승할 수 있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그렇게 해야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제 가치도 올라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다른 팀으로 가게 된다면) 내 합류로 인해 그 팀에 있던 선수들도 다 살아나면서 성적까지 함께 나는 게 베스트"라고 강조했다.

2022시즌 자유계약(FA) 대상 선수는 이승현을 포함해 김선형(SK), 허웅(DB), 전성현(인삼공사) 등 46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