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아버지가 뛰었던 WBC, 김하성 선배와 함께 출전하길"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최근 '메이저리거'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통화하며 "내년 3월에는 같은 팀에서 뛰겠는데"라고 말했다.

이정후가 말한 '같은 팀'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국가대표다.

10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이정후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아직 출전하지 못한 대회가 있는데 바로 WBC"라며 "대표팀에 뽑히는 건 언제나 영광스럽다.

그런데 WBC는 더 특별할 것 같다.

꼭 WBC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WBC는 야구의 월드컵 아닌가.

여러 국적의 메이저리거가 출전한다"며 "야구 선수라면 꼭 뛰고 싶은 무대"라고 설명했다.

이정후에게는 WBC에 출전하고 싶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야구 천재'로 불렸던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은 2006년 1회 WBC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특히 일본과의 8강전 8회에 통렬한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 2-1 역전승을 만든 순간은 한국 야구사의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됐다.

이종범 2군 감독은 1회 WBC 올스타에도 뽑혔다.

이정후는 "아버지께서 WBC 추억을 자주 말씀하셨다.

'(전세기를 타고, 선수 개인 물품을 경기 운영 요원이 정비하고 이동하는 등) 야구 선수가 받을 수 있는 최고 대우를 받는다'고 하더라"며 "최고 선수와 대결하고, 최고 대우를 받는 대회라면 당연히 욕심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정후 "아버지가 뛰었던 WBC, 김하성 선배와 함께 출전하길"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다.

올림픽에는 메이저리거가 출전하지 않지만, WBC에는 빅리거가 대거 출전한다.

아직 2023년 WBC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17년 이후 6년 만에 대회를 열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코리안 빅리거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함께 뛰는 장면이 6년 만에 다시 연출될 수 있다.

2021년 KBO리그 타격왕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외야수 이정후에게도 가장 큰 무대에서 내야수로 뛰는 '전 동료'이자 절친한 선배 김하성과 다시 호흡할 기회다.

2020년까지 키움에서 이정후와 함께 뛴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계약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최근에도 자주 연락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2023 WBC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는 WBC를 화두에 올렸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에게 '내년에 함께 뛸 수 있겠다'고 했더니, 하성이 형도 기뻐했다"며 "꼭 하성이 형과 함께 WBC에 출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인터뷰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차세대 빅리거' 이정후에게도 WBC는 좋은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