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14일 오전 1시 15분 도하에서 도쿄올림픽 공동 1위 바심·탬베리와 대결
10년 전부터 꿈꾼 무대…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위해 출국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10년 전부터 꿈꿔온 무대'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11일 오전 1시 3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카타르 도하행 비행기에 오른다.

'카타르 육상 영웅' 무타즈 에사 바심(31)은 물론이고,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도 이미 도하에 도착해 훈련하고 있다.

바심, 탬베리, 우상혁 등 현역 육상 남자 높이뛰기 '빅3'는 13일 도하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첫 시리즈에 출전한다.

남자 높이뛰기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1시 15분에 시작한다.

세계육상연맹은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공동 1위(2m37) 바심과 탬베리를 중심으로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를 홍보하면서도, "도쿄올림픽 4위(2m35),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챔피언(2m34), 현재 세계랭킹 1위인 우상혁도 출전한다.

바심과 탬베리가 우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상혁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10년 전부터 꿈꾼 무대…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위해 출국
바심은 현역 최고 높이뛰기 선수다.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바심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바심은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2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심은 2m43의 역대 2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기록은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가 1993년에 세운 2m45다.

탬베리는 2016년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고, 도쿄올림픽에서 바심과 함께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최고 기록은 2m39다.

10년 전부터 꿈꾼 무대…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위해 출국
우상혁은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점퍼로 부상했다.

2017년 2m30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뒤 정체했던 우상혁의 기록은 2021년 6월 29일 2m31로 1㎝ 올랐고, 도쿄올림픽에서는 2m35까지 상승했다.

한국 육상 역사도 바뀌었다.

우상혁이 도쿄올림픽 결선에서 2m35를 1차 시기에 넘는 순간, 1997년 6월 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의 한국 기록이 24년 만에 바뀌었다.

우상혁은 한국 트랙&필드 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였던 '8위'도 25년 만에 '4위'로 4계단이나 높였다.

2022년 우상혁은 더 높이 뛰었다.

2월 6일 체코에서 2m36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더니, 3월 20일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는 2m34로 우승했다.

메이저대회인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우상혁이 최초다.

우상혁 외에는 메달을 딴 선수도 없다.

사실상 시즌이 종료된 실내경기에서 2m36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우상혁은 국내에서 두 차례 치른 실외 경기에서 2m32까지 기록을 끌어 올려, 이 부문에서도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는 현역 최강 바심과 탬베리에, 라이징 스타 우상혁이 도전하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미국 최강자 주본 해리슨, 도쿄올림픽 5위 브랜던 스타크(호주)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

이번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는 총 8명이 출전한다.

모두 세계 정상급 점퍼다.

우상혁은 "10년 전부터 유튜브 등으로 다이아몬드리그를 보면서 '언젠가는 저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드디어 나도 다이아몬드리그에 초청받았다.

출전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10년 전부터 꿈꾼 무대…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위해 출국
다이아몬드리그는 2009년 세계육상연맹이 만든 '최정상급 선수가 뛰는 시리즈'다.

1년에 총 14개 대회가 열리는데, 13개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로 순위를 정해 '챔피언십' 격인 14번째 대회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올해 14번째 다이아몬드리그는 9월 8∼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각 대회에서 우승하면 1만달러, 다이아몬드리그 최종 1위에 오르면 3만달러를 받는다.

올해 남자 높이뛰기를 편성한 다이아몬드리그는 도하, 영국 버밍엄(5월 22일), 이탈리아 로마(6월 10일), 모나코(8월 30일), 스위스 로잔(8월 27일), 스위스 취리히(9월 8∼9일) 등 6개 대회다.

우상혁은 일단 도하와 버밍엄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한 뒤 귀국해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나면 다시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해 '시리즈 최종 우승'에 도전할 전망이다.

올해 9월 열릴 예정이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면서, 우상혁은 랭킹 포인트를 쌓으면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 최종 시리즈에 출전할 수 있다.

우상혁보다 먼저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있다.

남자 100m 여호수아, 400m 임찬호가 2014년 도하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당시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는 아시아 선수들의 참가를 독려하며 문호를 넓힌 대회였다.

우상혁은 한국인 가운데 최초로 뛰어난 기록을 앞세워 다이아몬드리그에 '초청'받은 선수다.

10년 전부터 꿈꾼 무대…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위해 출국
올해 도하 대회의 다른 종목 출전 선수 명단을 봐도 다이아몬드리그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장대높이뛰기 실내(6m20)·실외(6m15) 세계 기록 보유자 '젊은 황제'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 여자 4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쇼네 밀러-위보(바하마), 도쿄올림픽 남자 200m 챔피언 안드레이 더그래스(캐나다)와 동메달리스트 노아 라일스(미국), '하버드 졸업생'이자 도쿄올림픽 여자 200m 3위 개브리엘 토머스(미국),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 여자 200m 우승자 디나 어셔-스미스(영국)가 우상혁과 함께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를 빛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