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확정국 중 랭킹 가장 낮은 가나, 현실적 '1승 상대'
최악은 피했다지만…벤투호, 호날두·수아레스와 껄끄러운 만남(종합)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소위 '죽음의 조'는 피했지만, 만만치 않은 조 편성을 받아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29위)은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H조에 들어갔다.

한국은 현지시간으로 11월 24일 우루과이, 같은 달 28일 가나, 12월 2일 포르투갈과 차례로 맞붙는다.

한국은 포르투갈과는 '4강 신화'를 일궜던 2002 한일 대회 이후 20년 만에, 우루과이와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다.

가나와는 월드컵 본선에선 첫 대결이다.

각 포트의 최상위권 팀이나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들을 피했으나 객관적 전력에서 포르투갈이나 우루과이엔 열세로 봐야 하는 만큼 벤투호로선 본선 출전이 확정된 국가 중 가장 FIFA 랭킹이 낮은 가나(60위)를 잡고 16강 진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 포르투갈(FIFA 랭킹 8위)
세계 축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나라로 존재감이 강렬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카타르 대회가 역대 8번째 출전이자 5회 연속 본선 진출인데, 역대 최고 성적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의 3위다.

2002년 한일 대회부터 빼놓지 않고 본선에 출전해왔으나 2006년 독일에서 4위에 오른 것 외에는 조별리그나 16강에서 탈락했다.

4년 전 러시아 대회 땐 공교롭게도 우루과이에 16강에서 1-2로 져 탈락한 터라 이번 조별리그 맞대결이 설욕전 성격을 띠게 됐다.

이번 월드컵 유럽 예선에선 A조 2위에 그치며 플레이오프로 밀려 쉽지만은 않은 여정 끝에 카타르에 도달했다.

플레이오프에선 터키, 북마케도니아를 연파했다.

호날두를 필두로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유), 디오구 조타(리버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유럽 예선에서 플레이오프로 밀리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의 리더십이 어떻게 재정비될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나라와는 역대 A매치 맞대결 자체가 2002년 한일 월드컵 한 차례뿐이다.

2002년 6월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이 박지성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조 1위에 오르며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2010∼2014년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던 고국과 월드컵 본선 상대로 만나는 미묘한 상황을 맞이했다.

한국 축구는 호날두와 악연도 있다.

호날두는 2019년 7월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으로 K리그 선발팀과 친선경기를 치르러 방한했으나 출전하지 않아 이른바 '노쇼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팬들이 주최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파장이 컸다.

최악은 피했다지만…벤투호, 호날두·수아레스와 껄끄러운 만남(종합)
◇ 우루과이(FIFA 랭킹 13위)
한국과는 2010년 남아공 대회를 비롯해 월드컵 본선에서만 2차례 대결을 펼친 인연이 있는 나라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1-2로 한국이 모두 졌다.

이를 포함해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우리가 1승 1무 6패로 크게 밀린다.

한국의 유일한 승리는 최근 대결인 2018년 10월 친선경기로, 현재도 대표팀의 주축인 황의조(보르도)와 정우영(알 사드)이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월드컵 2회 우승(1930·1950년)을 차지한 바 있는 전통의 강호로, 본선 출전은 이번이 통산 14번째다.

2010년 남아공 대회부터 지난 3개 대회엔 연속으로 출전, 모두 조별리그를 통과해 남아공 대회 4위, 2014년 브라질 대회 16강,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8강에 오르는 저력을 뽐냈다.

이번 남미 예선에선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에 이어 3위에 오르며 카타르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에딘손 카바니(맨시티) 등이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지휘봉을 잡은 디에고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세대교체도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도 현재 대표팀 멤버다.

최악은 피했다지만…벤투호, 호날두·수아레스와 껄끄러운 만남(종합)
◇ 가나(FIFA 랭킹 60위)
현재까지 카타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29개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다.

벤투호의 현실적인 '1승 도전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본선에 나선 2006년 독일 대회에서 16강, 이어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선 8강에 진출했다가 2014 브라질 대회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8년 러시아 대회 땐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연속 출전이 끊겼으나 8년 만에 본선 무대에 복귀했다.

특히 이번 아프리카 예선에선 강호 나이지리아를 떨어뜨려 기세가 올랐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예선에서 홈 1차전을 0-0으로 비긴 뒤 원정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원정 다득점을 통해 극적으로 통산 4번째 본선행에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소속인 미드필더 토머스 파티가 2차전에서 본선행을 이끄는 득점포를 가동했다.

한국과는 월드컵 본선에서는 처음 만나지만, 6차례 A매치를 치른 바 있다.

3승 3패로 전적은 호각세다.

최근 대결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열린 평가전인데, 당시 한국이 0-4로 대패했다.

2011년 6월 전주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선 한국이 지동원(서울), 구자철(제주)의 골로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