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23·강원도청)이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땄다.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 두 명을 추월하는 깔끔한 레이스를 펼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했던 그는 이틀 만에 보란 듯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잭슨이 미국 대표선발전 탈락하자, 보가 자신의 출전권 양보잭슨은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흑인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우뚝에린 잭슨(30·미국)은 역사적인 레이스를 마친 뒤, 팀 동료 브리트니 보(34·미국)와 진한 포옹을 했다.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동료의 축하를 받는 건, 흔한 일이다.하지만 잭슨과 보의 포옹은 특별했다.보는 올해 1월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했으나, 3위로 탈락한 잭슨에게 '올림픽 티켓'을 양보했다.그는 "잭슨은 누구보다 500m 올림픽 경기에 출전할 자격이 있는 선수"라며 "나보다 잭슨이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양보의 이유를 설명했다.양보는 기적을 불렀다.다른 나라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불참 선수가 나오면서 미국에 출전권 1장이 더 생겼고, 보도 베이징올림픽 500m에 출전했다.그리고 13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잭슨은 37초 04로 우승하며 '흑인 여성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따는 새 역사'를 썼다.미국 언론은 잭슨만큼이나 보의 소감도 듣고 싶어했다.이날 16위를 한 보도 개인적인 아쉬움을 누르고,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잭슨의 우승을 축하했다.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얼마나 잭슨을 자랑스러워하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나는 잭슨이 엄청난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오늘(13일) 잭슨은 '올림픽 챔피언'의 자격을 보여줬다"고 말했다.그는 "우승 후보라는 수식어가 선수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그런데 잭슨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며 "나는 잭슨이 우승하길 바랐고, 금메달 획득을 예상했다.예상한 일이 일어났는데도 무척 기쁘다"라고 덧붙였다.보는 '차별'이 화두인 시대에, 잭슨의 우승이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잭슨이 거둔 성과는 '자신과 다른 면이 있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고, 때로는 우러러봐야 한다는 걸 알려줬다"며 "잭슨은 정말 훌륭한 선수이자,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했다.잭슨은 인라인 스케이팅 선수였다.그는 올림픽 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에 처음 아이스링크에 갔다.그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서 있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하지만 잭슨은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고자 2017년 9월 '종목 전향'을 결정했다.당시 잭슨이 떠올린 사례가 '보의 성공'이었다.보도 만 스무 살이던 2008년까지는 인라인 선수로 뛰었고, 세계 기록도 3차례나 세웠다.보는 2009년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했고, 2010년부터 엘리트 선수로 뛰었다.보는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등 올림픽 3회 연속 출전의 성과를 이뤘다.평창에서는 팀 추월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보를 '우상'이라고 부르며 따른 잭슨은 2018년 평창올림픽 500m에서 24위를 했다.올림픽을 경험한 뒤, 잭슨의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500m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보는 그런 잭슨의 성장을 누구보다 기뻐했다.잭슨이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레이스 도중 잠시 중심을 잃는 실수를 범해 3위로 밀리자, 자신의 출전권까지 양보했다.당시 잭슨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는 보의 엄청난 양보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평생 잊지 못 할 일"이라고 썼다.이후에도 잭슨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베이징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500m 챔피언이 된 뒤에도 잭슨은 "보가 나를 안아주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나는 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전했다.보의 양보는 미담을 낳았다.잭슨은 보의 희생으로 얻은 기회에서 '새 역사'를 썼다./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으로 러시아로 귀화한 뒤 현재 중국 대표팀 기술 코치를 맡고 있는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부인 우나리 씨가 자신의 국적에 대해 해명했다.우 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귀화를 했다가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 했다는 소리? 내가? 나도 모르게 언제?"라며 당혹스럽다는 뜻을 드러냈다.우 씨가 지인으로부터 받은 기사 일부에는 "안현수의 아내 우나리 씨는 안현수와 함께 러시아로 귀화했다가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한 뒤 이중국적인 딸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며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쓰여있다.우 씨는 "저런 기사를 보시곤 (네티즌들이)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때마다 빠짐없이 국적 질문이 있었던 것"이라며 "대.한.민.국 입니다"라고 자신의 국적을 명확히 밝혔다.과거 빙상계 파벌 논란과 무릎 부상 여파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러시아 이름과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품고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3개를 획득하며 '러시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도핑 의혹이 불거지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했다.그는 2019년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기술 코치로 합류했고 2022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안현수는 지난 8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편파 판정 논란으로 자신의 가족인 우 씨에게 불똥이 튀자 "제가 처한 모든 상황이 과거의 저의 선택이나 잘못들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 어떠한 비난이나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다"며 "하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는 가족들이 상처받고 고통을 받는다는 게 지금 저에게는 가장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며 SNS에 글을 게재했다.이어 "개개인의 생각과 의견은 모두 다를 수 있기에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비판받아야 하는 일이라면 달게 받을 것이고 제가 짊어진 관심의 무게에 비해 늘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하여 더욱 책임감 있고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안현수는 또 "제게 주어진 역할에 늘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실수도 하고 또한 제 선택에 아쉬워하고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늘 조심스러워 공식적인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그러면서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선수들에게 얼마나 간절하고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판정 이슈가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는 선배로서 동료로서 지도자로서 저 또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하지만 제가 관여할 수 없는 영역 밖의 일이나 사실이 아닌 기사들로 인해 저 만나 고생하고 있는 가족들을 향한 무분별한 욕설이나 악플들은 삼가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에 축전을 보냈다.문 대통령은 13일 축전을 통해 "기량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큰 기쁨을 선물해 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함께 하는 힘의 가치를 감동으로 나눠줘서 고맙다"고 밝혔다.이어 각각의 선수에게 격려와 응원을 담은 한 마디를 남겼다.먼저 김아랑에게 "대표팀의 맏언니이자 미소 천사로 선수들을 이끌어줬다. 긍정 에너지와 최정상의 기량이 마냥 든든하다. 오늘 경기 후에도 경기에 참가하지 못한 박지윤 선수까지 후배들을 다독이는 모습에 모두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최민정에게는 "대단한 역주였다. 왜 세계 최정상의 스케이터인지 보여줬다"면서 "준결승과 결승의 추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다. 천부적인 재능만이 아니라, 땀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최 선수의 열정이 오늘의 성과를 만들었을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또 이유빈에게는 "좋아하는 놀이를 메달의 꿈으로 이뤄낸 평창의 막내가 베이징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강인한 정신력과 실력으로 큰일을 해냈다. 육상선수였던 부모님께서 누구보다 기뻐하실 것"이라고 했다.끝으로 서휘민에게는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을 때 품었던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뤘고, 첫 대회에서 최고의 성과를 이뤘다. 언니들과 함께 보여준 팀워크가 정말 멋졌다. 다음 올림픽도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앞서 최민정(성남시청), 이유빈(연세대), 김아랑(고양시청), 서휘민(고려대)이 나선 여자 계주팀은 13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결승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차지했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