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메드베데프 "메인 코트에서 뛰려면 뭘 더 해야 하나"
지난해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우승자 다닐 메드베데프(2위·러시아)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코트 배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메드베데프는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천500만 호주달러·약 644억원)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막심 크레시(70위·미국)를 3-1(6-2 7-6<7-4> 6-7<4-7> 7-5)로 꺾고 8강에 올랐다.

경기에서 이긴 메드베데프는 인터뷰에서 "메이저 대회 센터 코트에서 경기하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메드베데프와 크레시의 경기는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가 아닌 마거릿 코트 아레나에서 진행됐다.

마거릿 코트 아레나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 다음으로 큰 호주오픈 경기장이다.

메드베데프는 "내가 직전 메이저 대회 우승자고, 이번 대회 가장 높은 시드 선수"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대회 1번 시드는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받았지만 조코비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로 호주 입국 비자가 취소돼 출전하지 못했다.

실질적인 톱 시드 선수인 메드베데프는 그러나 이번 대회 16강까지 네 경기를 치르면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는 두 경기만 배정됐다.

코트 배정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선수 랭킹이나 지명도 등을 고려하고 자국 선수에게는 어느 정도 가산점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메드베데프가 치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 경기 중 하나는 호주 출신 닉 키리오스와 경기였기 때문에 메드베데프가 자력으로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 배정된 것은 한 경기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날 메드베데프와 크레시의 경기와 비슷한 시간대에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는 야니크 시너(10위·이탈리아)와 앨릭스 디미노어(42위·호주)의 경기가 열렸다.

메드베데프는 "내가 매번 메인 코트에 넣어달라고 요구해야 하느냐"며 "하지만 나는 그렇게 불만만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라파엘 나달(5위·스페인)은 16강까지 네 경기를 모두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치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