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1회전서 3시간 10분 대접전 분패, 세계 랭킹 180위대 진입할 듯
장수정 "라두카누와 만나고 싶었는데…응원 덕분에 힘 났어요"
"늦은 시간까지 너무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감사했고, 그 응원 덕분에 끝까지 힘내서 뛸 수 있었어요.

"
한국 여자 테니스의 간판 장수정(27·대구시청)이 생애 처음으로 밟은 메이저 대회 본선 무대에서 팬들이 보내준 응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세계 랭킹 210위 장수정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단카 코비니치(98위·몬테네그로)를 상대로 3시간 10분 대접전 끝에 1-2(3-6 6-2 4-6)로 분패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1세트 초반 1-5까지 벌어졌던 것을 제외하면 내용 면에서 한때 세계 랭킹 46위까지 올랐던 코비니치와 대등하게 맞섰다.

장수정은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 본선에 출전한 경기라 긴장이 많이 됐다"며 "그래도 본선 무대에서 뛸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값진 경험을 했다"고 이번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2세트를 6-2로 따내고, 코비니치가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는 등 전체적인 경기 흐름이 장수정 쪽으로 넘어오는 듯했지만 3세트 초반 0-3으로 오히려 밀린 것이 결국 패인이 됐다.

장수정은 "3세트 초반에 어두워졌는데 야간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공이 잘 안 보였다"며 "세트 초반 흐름을 잡지 못한 것도 아쉽고, 2-3으로 따라가고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살리지 못한 때도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에서는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는 코비니치의 샷이 몇 차례 네트를 타고 들어오기도 했고, 16번 코트의 맨 마지막 경기로 편성되는 바람에 3세트부터는 야간 경기로 진행되는 등 전체적인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장수정 "라두카누와 만나고 싶었는데…응원 덕분에 힘 났어요"
장수정은 앞으로 보완할 점과 이번 대회 자신에게 매길 점수를 묻는 말에 "상대를 코트에서 많이 움직이게 하는 샷을 보완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 좋은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경기 운영을 잘해서 90점 정도 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로 세계 랭킹을 180위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수정은 귀국 후 다음 대회 출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보다 한 단계 낮은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킷 대회를 주로 뛰었지만 올해는 남은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도 최소한 예선 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2017년 120위까지 올랐던 장수정은 "앞으로 대회는 랭킹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WTA 투어와 ITF 서킷 대회를 병행할 것 같다"며 "부상 없이 남은 3개 메이저 대회에도 출전하며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더 성장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코비니치를 이겼다면 2회전에서는 지난해 US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에마 라두카누(18위·영국)를 상대하는 대진표였다.

라두카누와 만나게 됐더라면 1회전과 같은 16번 코트가 아닌 메인 코트에 설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 터다.

장수정은 "사실 라두카누와 경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도 컸다"고 웃으며 현장에서 응원해준 교민들과 TV 중계를 보며 힘을 불어넣어 준 팬들에게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음 대회 승리 선물을 약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