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속 최고 스타였던 두 사람, IHQ에서 합심
이규혁 "이승훈과 함께 올림픽 준비, 뜻깊고 기뻐"
명예회복 나선 이승훈·이규혁, 베이징 향해 전진 "묵묵히 도전"

'무관의 영웅'과 '한국 빙속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향해 함께 뛰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이규혁(44) IHQ 감독과 장거리 간판 이승훈(34·IHQ)의 이야기다.

한국 빙속 최고의 스타였던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IHQ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나 훈련을 시작했다.

약 5개월 동안 이승훈의 훈련을 직접 지도한 이규혁 감독은 베이징올림픽 전망에 관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나선 이규혁 감독은 "이승훈은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선수"라며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남은 기간 잘 보완한다면 기대보다 좋은 모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아울러 "이승훈은 지난 시즌과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대회에 많이 출전하지 않으면서 (경쟁자들에게) 전략 노출이 덜 됐다"며 "특히 (남자 매스스타트에선) 다른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런 환경은 이승훈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베이징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와 남자 팀 추월에 출전한다.

주력 종목은 매스스타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베이징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다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사실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과거 매스스타트는 초반에 눈치 싸움을 펼치다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경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초반부터 속력을 높이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경기 후반 속력을 내는 이승훈에게 불리한 환경이 됐다.

이승훈의 기량도 평창 올림픽 때보다는 떨어졌다.

다만 매스스타트는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큰 무대에서는 경험 많은 선수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승훈을 직접 지도한 이규혁 감독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승훈은 우승 후보로 꼽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견제가 덜하고, 각종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노련함을 갖고 있다.

이규혁 감독은 "이승훈은 많은 경험을 가졌다"며 재차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승훈과 올림픽 준비 과정에 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이규혁 감독은 2017년 빙상계를 떠난 이후 4년 만에 복귀했는데 이에 관해 "난 스피드스케이팅을 사랑했고, 많은 분께 이 종목을 알리는 것이 내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며 "큰 족적을 남긴 이승훈과 함께 훈련하고 올림픽을 준비한 것 자체가 뜻깊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동안 크고 작은 일이 많아서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저 우리는 묵묵하게 도전을 하고 있는데,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명예회복 나선 이승훈·이규혁, 베이징 향해 전진 "묵묵히 도전"

이규혁 감독과 이승훈은 한국 남자 빙속 최고의 스타였다.

이 감독은 1990년대 불모지였던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1997년 남자 1,000m, 2001년 남자 1,500m에서 세계기록을 세웠고, 세계선수권대회 4차례 우승, 월드컵 14차례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을 남겼다.

이 감독은 1994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14 소치 대회까지 총 6번의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한국 스포츠 선수 사상 최다 올림픽 출전 기록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이승훈도 이규혁 못지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남자 10,000m 금메달, 남자 5,0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총 3번의 올림픽 무대에서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전이경(금4 동1), 박승희(금2 동3·이상 쇼트트랙)와 함께 한국 동계 종목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새 역사를 쓰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해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규혁 감독은 2017년 스포츠토토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4년 동안 빙상계에 복귀하지 못했고, 이승훈도 2019년 징계를 받은 뒤 자숙기간을 보냈다.

두 동계스포츠 영웅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명예 회복의 기회로 삼고 힘을 합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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