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윤종의 '영혼의 콤비' 서영우, 시즌 초 어깨 탈구로 전열 이탈
전반기 20위 언저리…후반기 들어 상승세 9위→6위→7위
[베이징 기대주] 부상 악재 뚫고 내달리는 봅슬레이 원윤종팀
냉정하게 말해 봅슬레이 남자 2인승 원윤종(37·강원도청) 팀의 올 시즌 성적은 '베이징 메달 기대주'라는 평가에 많이 못 미친다.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2021-2022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이 총 8차례 대회 중 7차 대회까지 치러진 가운데, 원윤종 팀은 한 번도 입상하지 못했다.

특히 첫 네 차례 경기에서 20위권 안팎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숫자만 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이지만, 대표팀 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 기대주] 부상 악재 뚫고 내달리는 봅슬레이 원윤종팀
오히려 여러 악재를 이겨내고 차츰 안정 궤도에 돌입하고 있다며 메달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파일럿 원윤종과 함께 2인승 원윤종팀을 구성했던 브레이크맨 서영우(31·경기BS연맹)가 시즌 초 어깨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게 가장 큰 악재다.

서영우와 원윤종은 2010년부터 트랙을 함께 달려온 '영혼의 콤비'다.

서영우의 폭발적인 스타트와 원윤종의 섬세한 드라이빙 덕에 한국 봅슬레이는 빠른 속도로 국제무대 중심부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런 서영우가 지난해 11월 말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직후 오른 어깨가 탈구돼 국내로 조기 복귀했다.

[베이징 기대주] 부상 악재 뚫고 내달리는 봅슬레이 원윤종팀
백업인 김진수(강원도청)가 원윤종과 새로 호흡을 맞춰 올 시즌 월드컵 대회를 소화해왔다.

익숙하지 않은 조합인 만큼 썰매의 속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따라 최적의 썰매 세팅을 찾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 점도 원윤종 팀의 발목을 잡았다.

세팅을 어느 정도 완성하고 치른 월드컵 3차에서는 원윤종 팀이 레이스를 하기 전 눈이 내리는 바람에 기록에서 손해를 봤다.

월드컵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 레이스를 치러 순위를 매기는데, 1차 시기 최대한 앞선 순번에서 레이스를 하는 게 유리하다.

썰매가 많이 지나갈수록 트랙 표면에 요철이 심해져 속도를 내기에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수록 다음 대회에서 앞선 순번을 받는다.

시작부터 스텝이 꼬인 원윤종 팀은 계속 뒤 순번에서 레이스를 시작했고, 전반기 부진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웠다.

[베이징 기대주] 부상 악재 뚫고 내달리는 봅슬레이 원윤종팀
원윤종 팀은 하반기 제 속도를 되찾고 있다.

라트비아 시굴다에서 이달 1∼2일 열린 6차 대회에서 남자 2인승 경기가 두 차례 치러진 가운데 원윤종 팀은 차례로 9위, 6위에 올랐다.

이어 8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7차 대회에서는 7위에 자리했다.

원윤종의 '제짝'인 서영우는 국내 전문 시설에서 막바지 재활에 한창이다.

어깨 깁스를 풀고 부상 부위에 다시 근육을 붙이는 운동을 시작했다.

조인호 썰매 대표팀 총감독은 "서영우가 지금의 회복 속도를 유지한다면 베이징 올림픽 전까지 트랙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그간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 김진수와의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기대주] 부상 악재 뚫고 내달리는 봅슬레이 원윤종팀
원윤종 팀의 힘겨운 준비 과정은 4년 전 평창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원윤종과 서영우는 평창 올림픽 직전 월드컵에서 좀처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3차 대회까지만 치르고 귀국, 불안감 속에서 평창 트랙에서만 훈련했다.

원윤종 팀은 평창 올림픽 2인승에서 6위에 그쳐 결국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그러나 강철 멘털로 버틴 끝에, 기대하지 않았던 4인승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드라마를 완성했다.

베이징을 앞두고도 원윤종 팀은 온갖 악재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전진하고 있다.

조 감독은 "시즌 초 어긋났던 부분들이,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맞춰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