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스타트 페이스메이커 작전, 최근 추세엔 맞지 않아"
메달 욕심 버린 이승훈…정재원은 차분하게 머리 색깔 바꿔
다시 뭉친 빙속 이승훈·정재원…"후회 없는 레이스 펼칠 것"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합작한 이승훈(34·IHQ),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다시 뭉쳤다.

두 선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와 남자 팀 추월에 나란히 출전하는데, 평창에서의 영광을 재연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훈과 정재원은 14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열린 제76회 전국남녀 종합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마치고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며 한목소리로 각오를 다졌다.

이승훈은 "현재 내 기량은 평창올림픽 때보다 떨어졌지만, (팀 추월 멤버인) 김민석의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고, (정)재원이의 기량도 좋다"며 "평창올림픽보다는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 메달 획득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원도 "매스스타트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지만,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팀 추월은 평창올림픽과 같은 멤버로 출전하게 됐는데, 함께 많이 훈련했고 호흡이 좋다"며 "올림픽 개막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뭉친 빙속 이승훈·정재원…"후회 없는 레이스 펼칠 것"
사실 두 선수는 평창올림픽 이후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정재원은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집중하며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는 데 도움을 줬는데, 이에 관해 메달 획득을 위해 어린 선수를 희생양 삼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재원은 이에 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난 강압적으로 희생을 강요받지 않았다"라며 "좋은 팀플레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베이징올림픽에서 페이스메이커 작전을 쓰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재원은 "최근 매스스타트는 초반부터 속력을 내는 선수가 많아서 후미 그룹에 있는 선수 한 명이 선두 그룹을 따라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의 의미가 희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초반부터 긴장하며 경기를 펼쳐야 하는데, 올림픽에선 레이스 초반부터 모든 선수를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훈은 "아직 전략에 관해 (정)재원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며 "올림픽의 상황을 보고 어떤 레이스를 펼칠지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다시 뭉친 빙속 이승훈·정재원…"후회 없는 레이스 펼칠 것"
한편 이승훈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한국 동계스포츠 선수 최다 올림픽 메달 획득 기록을 쓰게 된다.

그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남자 10,000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선 남자 팀 추월 은메달을 이끌었다.

그리고 평창올림픽에서 남자 팀 추월 은메달, 매스스타트 금메달로 총 5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전이경(금4 동1)과 박승희(금2 동3)와 최다 메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승훈은 이에 관해 "메달 획득 기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욕심내면 부담이 커진다.

그저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에서는 큰 부담을 안고 뛰었는데, 이번 올림픽은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젠 즐기면서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분한 마음으로 올림픽을 준비하는 건 정재원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해 머리카락을 노랗게 탈색해 화제를 모았는데, 지금은 검은색으로 다시 염색했다.

정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숙소와 훈련장만 오갔는데, 당시 심심했던 누나들이 탈색해줬다"며 웃은 뒤 "까불지 말고 올림픽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림픽 준비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