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 통일부 장관과 긴밀 협의…대선 공약 채택 추진
"종전선언 대비"vs"왜 필요"…전국체전 北선수단 초청 갑론을박
내년 전국체전을 개최하는 울산시가 북한 선수단 초청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사정이 어려운 와중에 별로 와닿지 않는다거나, 아예 구상 자체가 불필요하므로 철회돼야 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반면에 북한 선수단 초청의 의미와 효과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노력이라는 반론도 있다.

울산시는 이달 초 낸 보도자료에서 내년 10월 열리는 전국체전에 북한 선수단을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동안 통일부·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 등과 남북 교류 협의를 진행하고, 남북체육교류협회와도 북한 선수단의 울산 전지 훈련 유치나 친선경기를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노력을 해왔다고 전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9일 체전 준비 상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더욱 구체적인 취지와 계획을 밝혔다.

먼저 "남과 북이 스포츠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북한 선수단 초청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현재 정부가 노력하는 '한반도 종전선언'이 실현되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조만간 통일부 장관과 협의를 거치고, 각 대선 캠프에도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복안을 밝혔었다.

"종전선언 대비"vs"왜 필요"…전국체전 北선수단 초청 갑론을박
실제로 송 시장은 15일 오후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전국체전이 한반도 평화의 계기가 되는 평화체전이 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장이 직접 체육을 매개로 한 대북 교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자,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선수단 초청 필요성이나 실현 가능성에 회의감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울주군에 사는 한 시민은 "전국체전에 왜 북한 선수단이 와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그저 정부의 종전선언에 보조를 맞추려는 의도로만 해석된다"라면서 "코로나19 여파 없이 안전하게 치를 방법이나 더 고민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수 성향 정치인은 "한반도 평화라는 취지를 내세우며 북한에 베풀고 끌려다니고, 그것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노림수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북한 선수단 초청은 현실성도 없어 보이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던진 정치적 카드일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미리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중구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정상 개최되는 체전인 만큼 새롭고 상징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것이 안 될 것은 없다"라면서 "초청에 성공한다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진중하게 검토하고 준비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 초청 추진을 놓고 상반된 여론이 비등하면서, 실제 울산시의 노력이 어떤 형태의 결실을 볼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