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2연승으로 페르스타펜 독주 제동…랭킹 포인트 8점차 '박빙 승부'
내달 사우디·아부다비 2차례 레이스서 챔피언 결정
'황제' 해밀턴 vs '신성' 페르스타펜…뜨거운 F1 우승 경쟁
'어우해(어차피 우승은 해밀턴)'는 옛말이다.

세계 최고 모터스포츠 대회 포뮬러원(F1)에서 올 시즌 막판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루이스 해밀턴(36·메르세데스·영국)은 최근 10년간 F1을 지배하다시피 해온 드라이버다.

2007년 맥라렌에서 F1에 데뷔해 첫 시즌 2위를 하더니 '2년 차 징크스' 없이 다음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로 팀을 옮긴 2013시즌부터 '해밀턴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혔다.

'황제' 해밀턴 vs '신성' 페르스타펜…뜨거운 F1 우승 경쟁
2014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한 시즌(2016시즌 2위)만 빼고 모두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5월 스페인 그랑프리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해 F1 역대 처음으로 개인 통산 100번째 폴 포지션을 따내기도 했다.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쳐온 해밀턴은 이제 한 번만 더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을 차지하면 통산 7회 최다 기록을 나눠 가진 미하엘 슈마허(은퇴)를 넘어 역대 최고의 드라이버로 우뚝 서게 된다.

'황제' 해밀턴 vs '신성' 페르스타펜…뜨거운 F1 우승 경쟁
그런데 올 시즌 해밀턴은 오랜만에 '경쟁다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대는 '신성' 막스 페르스타펜(24·레드불·네덜란드)이다.

슈마허의 팀 동료였던 아버지 요스 페르스타펜으로부터 '드라이버의 피'를 물려받은 페르스타펜은 F1 최연소 기록을 잇달아 깬 재목이다.

레드불의 '2군' 격인 토로 로소(현 알파 타우리) 소속으로 2015년 호주 그랑프리에서 17세 166일만에 최연소 데뷔 기록을 작성했다.

2016시즌에는 레드불 데뷔 무대였던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네덜란드인으로는 처음으로 F1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는 역사도 썼다.

'황제' 해밀턴 vs '신성' 페르스타펜…뜨거운 F1 우승 경쟁
하지만, 메르세데스의 해밀턴, 발테리 보타스(핀란드)에 막혀 시즌 챔피언 등극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2019시즌과 2020시즌 연속으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 페르스타펜이 지난여름 해밀턴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6월 프랑스 그랑프리에서 시즌 3번째 우승을 일구며 해밀턴과 같은 승수를 맞춘 페르스타펜은 이후 6차례 더 우승하며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10월 미국 그랑프리와 11월 멕시코 그랑프리에서 연달아 우승해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듯했다.

가만히 보고만 있을 해밀턴이 아니었다.

해밀턴은 지난 15일 시즌 19번째 레이스인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10번째 자리에서 출발하고도 신기에 가까운 레이스를 펼친 끝에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21일 열린 카타르 그랑프리에서는 '폴 투 윈'(예선 1위·결승 1위)을 달성했다.

'황제' 해밀턴 vs '신성' 페르스타펜…뜨거운 F1 우승 경쟁
그랑프리 우승자에게는 드라이버 랭킹 포인트 25점을 준다.

페르스타펜은 이날 2위를 해 18점의 포인트를 받았다.

대신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해 귀중한 1점을 추가했다.

해밀턴이 2연승을 하면서 이전까지 19점 차였던 둘의 격차는 8점 차(페르스타펜 351.5점·해밀턴 343.5점)로 줄어들었다.

이제 시즌 마지막 '중동 3연전'의 남은 두 차례 레이스에서 챔피언이 가려진다.

내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 12일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 페르스타펜과 해밀턴이 자존심을 건 레이스를 펼친다.

페르스타펜은 남은 두 차례 레이스를 통해 생애 첫 챔피언 등극에 도전하고, 해밀턴은 '레전드 슈마허'를 뛰어넘어 역대 최다 챔피언(8회) 자리를 노린다.

김재호 대한자동차경주협회 사무국장은 "머신만 놓고 보면 시즌 막판 엔진 교체 뒤 효과를 보고 있는 메르세데스의 해밀턴이 유리해 보이지만, 해밀턴은 공격적으로 레이싱을 펼칠 수밖에 없는 해밀턴과 달리 보다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