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 주특기 살려 철벽 kt 투수진 구축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 특유의 밀어붙이기로 PS서 연전연승
마운드 운용 대가 이강철 vs '뚝심' 계투책 김태형…KS서 맞불

kt wiz와 두산 베어스가 격돌하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주요 볼거리 중 하나가 바로 이강철(55) kt 감독과 김태형(54) 두산 감독이 벌일 계투책 싸움이다.

잠수함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투수코치로 10년 이상을 보낸 이강철 감독은 현역 사령탑 중 가장 마운드를 잘 운용하는 지휘관이다.

두산을 사상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은 단기전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뚝심의 계투 작전으로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두 감독의 불펜 운용 전략에 따라 한국시리즈 판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야수 출신 지도자와 6년 내리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김태형 감독은 투수 출신 감독과는 처음으로 대결한다.

이 감독의 kt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팀 평균자책점 2위(3.67)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중간, 마무리 등 kt의 투수진이 좋다"며 "단기전에서는 마운드가 좋은 팀이 유리하다"고 경계했다.

이 감독은 철저한 투구수 관리, 상황에 따른 6선발 체제 운용 등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고영표, 소형준으로 구성된 선발진, 주권과 박시영, 김민수, 조현우, 김재윤으로 이뤄진 필승조는 질과 양에서 두산보다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투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 감독은 때로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부진에 빠진 투수들의 투지를 자극하고, 확실한 신뢰로 투수들의 기를 살려 마운드 철벽 아성을 쌓았다.

상대 타자와의 대결 전적 등 데이터를 이용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가을에 괴력을 뽐내는 두산 타선을 맞아 이 감독은 평생을 갈고 닦은 톱니바퀴처럼 빈틈없이 맞물리는 불펜 운용책을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펼칠 참이다.

'지키는 야구'가 성공하려면 kt의 방망이가 일찍 터져야 한다.

마운드 운용 대가 이강철 vs '뚝심' 계투책 김태형…KS서 맞불

외국인 선발 투수 2명을 잃고도 김태형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 세 차례 시리즈에서 기적의 마운드 운용으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비유하자면, 김 감독이 답을 미리 알려주고 치른 시험에서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는 제대로 답안지를 채우지 못해 낙방했다.

이에 반해 김 감독은 마치 몇 벌 안 되는 옷을 잘 골라 맵시 나게 입어 늘 베스트드레서 상을 받은 모양새가 됐다.

최원준과 곽빈, 김민규를 선발진에 세우고 승부처에 이영하 또는 홍건희를 일찍 붙이는 전략으로 두산은 올해 가을 3차 시험을 통과했다.

두산과 상대한 팀 타자들은 선발 투수를 일찍 무너뜨려야 승산이 있다는 압박감에 도리어 제 스윙을 하지 못했다.

그 틈을 타 두산이 점수를 뽑고 먼저 앞서갔다.

이영하와 홍건희가 나올 시점도 뻔했다.

"둘이 무너지면 어쩔 수 없다"는 심경으로 김 감독은 승부처다 싶으면 시기에 상관없이 둘을 차례로, 또는 둘 중의 하나를 마운드에 올렸다.

배수진의 심정이 통했는지, 이영하와 홍건희는 위기를 막고 긴 이닝을 던져 김 감독의 기대에 화답했다.

이영하는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준플레이오프 3차전, 플레이오프 2차전 등 주요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홍건희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6회 세 차례 만루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가을 야구 통산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김 감독의 단기전 마운드 운용 비책은 단순하다.

초반 기세 싸움이 중요하므로 중요한 승부처에 내세울 투수를 선발 다음에 바로 마운드에 올린다.

그리고 이 투수가 위기를 넘겨 계속 쾌투하면 바꾸지 않고 긴 이닝을 그대로 간다.

한 해 농사의 끝인 한국시리즈는 다들 피곤한 상태에서 치러 결국 선수들의 정신력 싸움에서 결판난다는 사실을 잘 아는 김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수 관리는 잠시 접어두고 기세로 밀어붙여 이기는 데 집중한다.

김 감독은 평소보다 투수가 길게 던졌다면 시리즈 중간 휴식일에 푹 쉬게 해주고 다음 경기를 도모한다.

이런 뻔한 전략이 올해 가을 야구에서 모두 통했다.

최고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가세로 김 감독의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용은 더욱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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