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계투로 자리 잡겠습니다"…두산 불펜진 살린 홍건희의 선택
홍건희, PO 1차전서 3이닝 3피안타 1실점 역투…개인 첫 PS 승리
[고침] 스포츠("중간계투로 자리 잡겠습니다"…두산 불펜…)

올해 2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김태형(54) 두산 베어스 감독은 홍건희(29)를 '선발 요원'으로 꼽았다.

그러나 홍건희는 "중간 계투로 자리 잡고 싶다"고 밝혔고, 김 감독은 홍건희의 뜻을 받아들였다.

홍건희의 선택은 옳았다.

홍건희는 2021년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는 3이닝 3피안타 1실점의 역투로 개인 첫 포스트시즌 승리(구원승)까지 따냈다.

홍건희는 3-2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오재일과 7구까지 가는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친 끝에 2루수 옆 병살타를 끌어냈다.

6회에도 유격수 박계범의 실책 탓에 나온 1사 만루에서 홍건희는 박해민을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해 홈으로 향하던 대주자 김성표를 잡고,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준PO 영웅' 이영하의 등판이 어려운 상황,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를 최대한 오래 마운드에 뒀다.

홍건희는 7회를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4-2로 달아난 8회에는 호세 피렐라에게 우월 2루타, 오선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헌곤에게 희생 번트를 내줘 1사 2, 3루에 몰린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이현승이 강한울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상대 1득점과 아웃 카운트를 맞바꿔 홍건희에게도 책임질 점수 1개가 생겼다.

하지만 이어진 2사 3루에서 이현승이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이 더는 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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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김태형 감독은 자주 홍건희를 '승리의 주역'으로 꼽았다.

올 시즌 두산 불펜 승리조는 자주 바뀌었다.

맹활약하던 사이드암 박치국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조기에 시즌을 종료했다.

마무리 김강률, 불펜 이승진 등 다른 투수들도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우곤 했다.

그러나 홍건희는 올 시즌 내내 1군 자리를 지키며 65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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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에서도 홍건희는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끝내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지난해 6월 7일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홍건희는 2020년 두산 불펜의 주축 멤버로 자리 잡으며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홍건희는 4경기 4⅔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올해는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며 홍건희를 이영하, 이현승, 김강률과 함께 '승부처에 내보낼 승리조 4명'으로 언급했다.

홍건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⅔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주춤했지만, LG 트윈스와의 준PO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이 정규시즌 막판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하더라도, 누가 비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건희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던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올 시즌 홍건희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8㎞다.

지난해 평균 시속 146㎞보다 2㎞ 빠르다.

9월 이후에는 공이 더 빨라졌다.

11월에도 홍건희는 자신 있게 직구 승부를 했다.

PO 1차전에서도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홍건희의 2021년 개인 최다인 52구 역투 덕에 두산은 '투수진 열세'라는 평가를 딛고, PO 1차전에서 6-4로 승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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