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희, PO 1차전서 3이닝 3피안타 1실점 역투…개인 첫 PS 승리
홍건희 "이영하에게 오늘 쉬라고 했죠…저는 내일도 등판 가능"(종합)

홍건희(29·두산 베어스)는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두고, 준PO에서 역투한 이영하(24·두산)에게 "오늘은 푹 쉬라"고 했다.

실제 김태형(54) 두산 감독은 이영하에게 휴식을 준 채, PO 1차전을 치렀다.

홍건희 덕에 이영하 공백은 크지 않았다.

홍건희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5회말 1사 만루에 등판해 3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역투를 펼쳐 개인 첫 포스트시즌 승리(구원승)까지 따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PO, 총 5경기를 치러 불펜진 소모가 컸던 두산은 이영하를 아끼고도 삼성 라이온즈를 6-4로 꺾었다.

1차전 데일리 MVP는 홍건희였다.

홍건희는 상금 100만원·리쥬란 코스메틴 100만원 상당 협찬품도 챙겼다.

홍건희는 3-2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오재일과 7구까지 가는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친 끝에 2루수 옆 병살타를 끌어냈다.

오재일에게 던진 공 7개는 모두 직구였다.

경기 뒤 만난 홍건희는 "내가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도 아니고"라고 웃으며 "직구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변화구를 던져서 어렵게 승부하기보다는 가장 잘 던지는 구종으로 승부하고자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공이 오재일 선배의 배트에 닿는 순간, '야수 정면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힘든 승부였는데 안도했다"고 덧붙였다.

홍건희 "이영하에게 오늘 쉬라고 했죠…저는 내일도 등판 가능"(종합)

6회에도 유격수 박계범의 실책 탓에 나온 1사 만루에서 홍건희는 박해민을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해 홈으로 향하던 대주자 김성표를 잡고,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많지 않은 상황,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를 최대한 오래 마운드에 뒀다.

홍건희는 7회를 삼자 범퇴로 처리했다.

4-2로 달아난 8회에는 호세 피렐라에게 우월 2루타, 오선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헌곤에게 희생 번트를 내줘 1사 2, 3루에 몰린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이현승이 강한울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상대 1득점과 아웃 카운트를 맞바꿔 홍건희에게도 책임질 점수 1개가 생겼다.

하지만 이어진 2사 3루에서 이현승이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이 더는 늘지 않았다.

홍건희 "이영하에게 오늘 쉬라고 했죠…저는 내일도 등판 가능"(종합)

올 시즌 김태형 감독은 자주 홍건희를 '승리의 주역'으로 꼽았다.

올 시즌 두산 불펜 승리조는 자주 바뀌었다.

맹활약하던 사이드암 박치국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조기에 시즌을 종료했다.

마무리 김강률, 불펜 이승진 등 다른 투수들도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우곤 했다.

그러나 홍건희는 올 시즌 내내 1군 자리를 지키며 65경기에 등판해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활약했다.

KIA 타이거즈에서도 홍건희는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끝내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한 채, 지난해 6월 7일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홍건희는 2020년 두산 불펜의 주축 멤버로 자리 잡으며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홍건희는 4경기 4⅔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올해는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며 홍건희를 이영하, 이현승, 김강률과 함께 '승부처에 내보낼 승리조 4명'으로 언급했다.

홍건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⅔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주춤했지만, LG 트윈스와의 준PO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이 정규시즌 막판부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며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하더라도, 누가 비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건희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던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올 시즌 홍건희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8㎞다.

지난해 평균 시속 146㎞보다 2㎞ 빠르다.

9월 이후에는 공이 더 빨라졌다.

홍건희 "이영하에게 오늘 쉬라고 했죠…저는 내일도 등판 가능"(종합)

11월에도 홍건희는 자신 있게 직구 승부를 했다.

PO 1차전에서도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홍건희는 "두산에 온 뒤 감독님과 코치님이 '좋은 직구를 가졌으니까, 정면 승부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직구 구사율을 높이면서, 직구 구속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며 "지난해 큰 경기를 한 번 치렀다.

올해는 확실히 긴장을 덜 한다"고 '맞춤형 조언'과 '경험'이 성장의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영하에게는 "푹 쉬라"고 했지만, 정작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공 52개를 던진 홍건희는 "2차전에도 던질 수 있다.

팔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의욕적으로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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