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이미 채운 NC 박석민, 내년 연장 계약 자동 발동
리그 파행 부른 박석민, 현역 연장?…커지는 NC의 고민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 준우승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여러모로 KBO리그 NC 다이노스를 떠올리게 한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뒤늦게 '사인 훔치기' 전모가 드러나면서 팀이 풍비박산 났다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이 스캔들로 휴스턴은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동반 해고됐다.

하지만 이에 연루된 선수들은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등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그대로 뛰었다.

내년 KBO리그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NC의 박석민(36), 이명기(34), 권희동(31), 박민우(28)는 지난 7월 서울 원정 숙소에서 지인들과 술판을 벌이며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NC와 당시 상대였던 두산 베어스에 자가격리자가 속출했다.

이로 인해 KBO리그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사태를 겪었다.

이들은 한술 더 떠 역학 조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한 사실까지 드러나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철퇴를 맞았다.

이후 구단 자체 징계까지 더해졌다.

박석민은 50경기,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25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NC는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황순현 전 대표와 김종문 전 단장, 배석현 전 본부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리그 파행 부른 박석민, 현역 연장?…커지는 NC의 고민
당시 술자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석민은 은퇴설이 돌았다.

30대 중반의 적잖은 나이에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2019시즌을 마치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석민은 NC와 2+1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했다.

올해로 보장 2년이 끝나는 터라 1년 계약 연장 여부가 주목받았다.

그런데 박석민은 올 시즌 절반을 날리고도 내년 계약 실행을 위한 옵션을 모두 채웠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미 2022시즌 연장 옵션이 자동 실행된 상태다.

3년 차 계약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박석민은 현재 2군 구장인 마산야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가며 복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비슷한 이유로 징계를 받은 타 구단 선수들은 이미 복귀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화 이글스의 투수 윤대경(27)과 주현상(29)이 방역 수칙 위반에 따른 징계를 마치고 9월 6일 1군에 등록됐다.

원정 숙소를 이탈해 술을 마신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한현희(28)와 안우진(22) 역시 곧바로 복귀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징계가 끝나도 올 시즌에 기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지만 두 선수는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뛰었다.

NC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박석민을 포함해 '술자리 파문'을 일으킨 4인방의 1군 기용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서봉규 대표이사와 임선남 단장은 현재 대행 체제로 팀을 이끌고 있기에 새로운 대표와 단장이 부임한 뒤에야 이 문제가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원정 술판 논란을 일으킨 한화, 키움 선수들이 전부 복귀하면서 현재로서는 이들의 복귀를 막을 명분이 없다.

게다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박석민은 올 시즌 연봉만 7억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자다.

구단 입장에서는 쉽게 내치기도 어렵다.

결국 휴스턴처럼 내년 시즌 이들이 '명예 회복'을 외치며 다시 NC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