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LG 동료 정찬헌 상대로 결승타…준PO서 친정 LG와 상대
'2021년 두산 최고의 선택' 양석환, WC 2차전 결승타 포함 4타점
2021년 두산 베어스가 내린 최고의 결정은 양석환(30) 영입이다.

정규시즌 내내 느꼈던 그 뿌듯함을, 올해 포스트시즌 첫 시리즈에서도 만끽했다.

양석환에게도 두산 이적은 야구 인생을 바꾸는 변곡점이었다.

양석환은 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1 KBO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결승타의 주인공도 양석환이었다.

두산은 양석환의 활약 속에 키움을 16-8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준PO)로 가는 문을 열었다.

이날 첫 타석부터 WC 결정전 하이라이트가 될만한 승부가 펼쳐졌다.

0-0이던 1회말 2사 2, 3루, 양석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 위에는 올해 스프링캠프까지만 해도 함께 훈련했던 '전 LG 트윈스 동료' 정찬헌이 서 있었다.

양석환은 3월 25일 LG에서 두산으로, 정찬헌은 7월 27일에 키움으로 트레이드됐다.

얄궂은 운명이 만든 둘의 포스트시즌 첫 대결에서 양석환이 웃었다.

양석환은 정찬헌의 3구째 커브를 공략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양석환은 두산 이적 후 포스트시즌 첫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올렸다.

'2021년 두산 최고의 선택' 양석환, WC 2차전 결승타 포함 4타점
사실상 WC 결정전 승부가 갈린 순간에도 양석환의 결정력이 빛났다.

두산이 6-1로 달아난 4회말 1사 만루, 양석환은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파울 2개를 친 후, 사이드암 한현희의 6구째 시속 146㎞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양석환은 6회 1사 2루에서도 최원태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치며 '3안타 게임'을 했다.

1루 주자 양석환은 2루를 훔치며 3루 주자 김재환의 득점(이중 도루)을 돕기도 했다.

'2021년 두산 최고의 선택' 양석환, WC 2차전 결승타 포함 4타점
두산은 2020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주전 1루수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자 새로운 1루수를 찾고자 애썼다.

내부 경쟁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두산은 2021년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좌완 핵심 불펜 함덕주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양석환을 영입했다.

양석환은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올리며 두산 중심 타선에 힘을 실었다.

홈런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쳤고, 타점은 김재환(102타점) 다음으로 많이 올렸다.

양석환 덕에 두산은 1루수 걱정 없이 2021시즌을 보냈다.

10월 12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김태형 감독이 매일 양석환의 몸 상태를 보고받을 정도로 양석환은 두산의 핵심 선수가 됐다.

양석환은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고, 돌아오자마자 결정적인 홈런을 치며 '간절한 기다림'에 화답했다.

10월 24일 1군에 복귀한 양석환은 그날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9회말 2사 후 극적인 동점 홈런을 쳤다.

두산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10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결승 홈런을 작렬했다.

양석환은 WC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예민한 부위를 다쳐서 빨리 회복하기는 어려웠다.

아직도 100%는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정규시즌 막판에 '중요한 타석에서 내 힘을 모아서 쳐보자'라고 생각했는데 중요할 때 홈런이 나왔다"며 "포스트시즌은 모든 걸 쏟아붓는 경기다.

집중력을 유지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실제로 양석환은 중요한 시점에, 집중력을 발휘해 귀한 타점을 생산했다.

'2021년 두산 최고의 선택' 양석환, WC 2차전 결승타 포함 4타점
지난해 양석환은 WC 결정전과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단 한 번도 타석에 서지 못했다.

양석환은 "'내가 이렇게 신임을 얻지 못했나'라고 자책했다"고 LG 유니폼을 입고 보낸 지난 가을을 떠올렸다.

2021년 양석환은 출전을 보장받는 두산 중심타자다.

1일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양석환은 2일에도 5번 자리에 섰고 3안타 4타점으로 보은했다.

공교롭게도 두산의 준PO 상대는 LG다.

양석환은 "아무래도 친정팀(LG)을 포스트시즌에서 만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4일 시작하는 3전 2승제의 준PO는 '양석환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