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란이 2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 7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유해란이 2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1라운드 7번홀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섬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온 ‘아일랜드 퀸’ 유해란(20)이 제주도에서 다시 한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8억원) 첫날 유해란은 4언더파를 기록하며 현세린, 정세빈과 공동 3위에 올랐다. 6언더파 66타로 단독선두인 허다빈(23)을 2타 차로 바짝 추격하며 우승 경쟁에 나섰다.

2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2·6686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유해란은 버디 5개, 보기 1개를 적어냈다.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공격적인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3번홀(파4)에선 110m 거리에서 핀을 바로 노려 공을 약 2m 옆에 붙인 뒤 첫 버디를 잡아냈다. 이어 8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핀 2m 옆에 보내 1타 더 줄였다. 후반에 버디 3개를 보태 타수를 더 줄였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1m 거리의 파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했다.

유해란은 2018년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다. 2019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초청 선수로 참가해 우승한 것을 계기로 K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지난해 같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금 2위, 대상 포인트 6위에 오르고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지난 9월 경기 안산 대부도에서 열린 엘크루-TV조선 프로 셀러브리티에서 시즌 첫승이자 KLPGA 투어 통산 3승을 올렸다.

유해란은 3승 모두 섬에서 거둬 ‘아일랜드 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구질이 묵직한 편이라 섬 코스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날카로운 아이언 샷이 장기로, 올 시즌 그린적중률 4위(77.9%)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꾸준한 경기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롯데오픈 준우승을 비롯해 직전 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7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이제 시즌 3개 대회를 남겨둔 시점에서 상금 5억5649만원으로 9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1라운드에서는 허다빈이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를 기록했다. 아직 정규투어 우승이 없는 허다빈은 첫 라운드를 산뜻하게 마무리하면서 생애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제주도 코스를 좋아한다. 양잔디를 좋아하고 그린도 소프트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고 하지만 우승만 생각하면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머리에서 우승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내 플레이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