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준우승 임희정 "정말 우승하고 싶었는데…빨리 잊겠다"
'사막 여우' 임희정(21)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나흘 내내 보기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고도 우승에 한 타가 모자랐다.

임희정은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가 된 임희정은 고진영(26)과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은 고진영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나흘 내내 보기가 하나도 없었고, 페어웨이 안착률은 무려 96.4%(54/56)나 됐다.

그린 적중률도 84.7%(61/72)로 준수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승이 있는 임희정은 이날 세계 랭킹 2위 고진영을 상대로 인상적인 명승부를 펼쳤다.

3라운드까지 4타 차 단독 1위였던 임희정은 이날 하루에 8타를 줄인 고진영에게 한때 역전을 허용했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고진영이 12번 홀(파4) 버디로 1타 차로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웬만한 선수라면 무너질 법한 위기에서 임희정은 14번과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로 다시 1타 차 선두를 되찾는 뒷심을 보였다.

그러나 고진영 역시 17번 홀(파4) 버디로 응수해 연장 승부가 펼쳐졌고, 연장에서는 고진영이 두 번째 샷을 워낙 홀에 가깝게 붙이는 바람에 임희정은 결국 대회 내내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고도 우승하지 못하는 분루를 삼켰다.

임희정은 경기를 마친 뒤 "정말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고,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연습을 해왔다"며 "(3라운드까지) 잘 따라줘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결국 샷에 비해 퍼터가 좀 안 따라주는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쫓기는 입장에서 압박감을 더 받은 면도 있고, 연장에서 버디로 진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곧바로 LPGA 투어로 진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임희정은 "이번 대회(결과)에 머물러 있지 않고 빨리 빠져나와서 남은 대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앞으로 각오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