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하계올림픽 끝난 지 6달 만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내년 2월 개막
7개 종목 109개 금메달…북한은 도쿄올림픽 불참 징계로 출전 못 해
미국·유럽 등에서 중국 내 인권 상황 거론하며 불참 촉구 주장도
[베이징 D-100] ① '이제는 베이징이다'…동계올림픽 100일 앞으로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끝난 지 불과 6개월 만에 또 하나의 성화가 타오른다.

2022년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제24회 동계올림픽은 내년 2월 20일까지 7개 종목에서 총 109개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에 돌입한다.

올림픽이 끝난 뒤 불과 6개월 만에 다음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이 그해 2월 23일에 끝나고, 같은 해 7월 25일 바르셀로나 하계올림픽이 개막한 이후 이번이 30년 만이다.

1992년 이후로는 동계올림픽 개최 주기가 1994년부터 4년으로 바뀌면서 동·하계 올림픽 사이 간격이 2년 안팎으로 유지돼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로 예정됐던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간격이 6개월로 확 줄었다.

2015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중국 베이징은 200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동계 대회까지 여는 최초의 도시가 됐다.

베이징이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 이은 동북아시아 3개국의 3회 연속 올림픽 개최가 성사됐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2016년 한국에서 제1회 한·중·일 스포츠장관 회의를 열고 3개국이 이 세 차례의 올림픽 성공 개최에 힘을 모으기로 한 바 있다.

2회 회의는 2018년 일본에서 열렸고, 3회 회의는 지난해 12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베이징 D-100] ① '이제는 베이징이다'…동계올림픽 100일 앞으로
올해 도쿄 하계올림픽은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열린 반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중국 본토 거주자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조건을 충족한 사람들의 경기 관람을 허용할 예정이다.

올림픽 마스코트는 얼음 옷을 입은 판다를 형상화한 '빙둔둔'으로 정했고, 대회 슬로건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다.

7개 종목의 경기는 모두 26곳의 경기장에서 나눠 진행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장은 크게 세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빙상 경기가 주로 열리는 베이징, 루지·봅슬레이·알파인 스키 경기가 펼쳐지는 옌칭, 알파인을 제외한 나머지 스키 종목이 열리는 장자커우 지역으로 나뉜다.

베이징에서는 개·폐회식(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을 비롯해 스피드 스케이팅, 컬링, 아이스하키가 펼쳐진다.

또 베이징 서부 인근 지역인 스징산에서는 피겨 스케이팅,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스키 빅에어 경기가 진행된다.

베이징에서 북서쪽 약 90㎞ 떨어진 옌칭에는 알파인 스키,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경기장이 모여 있다.

스키 종목 중 알파인과 빅 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는 모두 베이징에서 약 220㎞ 떨어진 허베이성 장자커우에서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베이징 D-100] ① '이제는 베이징이다'…동계올림픽 100일 앞으로
이 가운데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개·폐회식이 열리고 육상, 축구 경기 등이 진행됐던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이다.

2008년 수영 경기가 열렸던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스 센터는 이번에는 컬링 경기장으로 쓰인다.

2008년 '워터 큐브'로 불렸고, 이번 대회에는 '아이스 큐브'로 불릴 예정이다.

10월 쇼트트랙 월드컵이 베이징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리는 등 대회 준비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베이징과 장자커우 지역 사이에는 2019년 최고 시속 350㎞로 달리는 고속 열차가 개통돼 이동 소요 시간이 1시간 안쪽으로 줄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금메달 수는 109개로 102개였던 2018년 평창 대회보다 7개 늘었다.

최근 IOC가 추진하는 성평등 올림픽 취지에 발맞춰 스키점프와 에어리얼 종목에 혼성 단체전이 생겼다.

종목별로 보면 스키에 전체 금메달의 절반이 넘는 55개가 걸려있고 피겨와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을 합친 빙상 종목에는 금메달 28개가 배정됐다.

이밖에 바이애슬론 11개, 봅슬레이 6개, 루지 4개, 컬링 3개, 아이스하키 2개 순이다.

[베이징 D-100] ① '이제는 베이징이다'…동계올림픽 100일 앞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92개국이 참가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참가국 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은 IOC 징계를 받아 국가 자격으로는 나올 수 없다.

도핑 샘플을 국가 차원에서 조작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올해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국가 자격으로는 올림픽에 나갈 수 없고, 선수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이 가능하다.

북한은 올해 도쿄올림픽 불참에 따른 징계로 지난 9월 IOC로부터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따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출전 자격을 따낸 북한 선수들이 있으면 국가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나올 수는 있지만, 실제 출전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북한은 2018년 평창 때는 여자 아이스하키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 것 외에도 스키 6명, 빙상 4명 등 10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북한 선수들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따라 이 대회를 계기로 남북 관계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인지 주목된다.

대회 성화는 18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20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성화 채화 시에 인권단체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미국과 영국, 유럽 의회에서도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 탄압 등 인권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