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LG전 7회말부터 등판해 다섯 타자 퍼펙트 피칭
'다시 151㎞' 키움 조상우 "팔꿈치가 아닌 밸런스 문제였다"
조상우(27·키움 히어로즈)의 2구째 가운데 직구에 채은성의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방송 화면에 찍힌 조상우의 직구 시속은 151.6㎞였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구속 저하로 우려를 샀던 조상우가 불같은 강속구로 다시 돌아왔다.

키움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방문경기에서 5-4로 승리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김웅빈의 대타 3점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뒤 1점 차까지 쫓겼지만, 조상우와 김태훈이 7회말 이후 3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특히 7회말에 오른 조상우는 8회말 2사까지 다섯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내며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지난 14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서 ⅔이닝 4피안타 4실점의 충격적인 난조를 보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날의 조상우는 완벽했다.

구속에서도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평균 시속이 142.6㎞에 그쳤던 조상우는 이날 평균 시속을 단숨에 148.6㎞로 끌어올렸다.

경기 후에 만난 조상우는 "그동안은 밸런스가 깨져 있었다"며 "송신영 투수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해서 밸런스를 잡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팔꿈치 문제 때문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조상우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이 치른 7경기 가운데 6경기에 등판해 총 146구를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혹사에 따른 영향은 조상우가 9월 24일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표면화되는 듯했다.

복귀 이후에도 올라오지 않는 구속은 조상우의 팔꿈치 상태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조상우는 "올림픽 때문이 아니라 팔꿈치 통증으로 열흘 정도 2군에 내려갔을 때, 일주일 정도는 공을 안 잡았다"며 "다시 밸런스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린 게 그래서인 것 같다.

팔꿈치는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키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마지막 총력전을 펴는 가운데, 조상우는 팀에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 타선의 흐름을 끊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2019년부터 쌓아온 한 시즌 20세이브 이상 기록이 중단될 상황에 부닥쳤지만, 조상우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쪽을 택했다.

그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팀이 이기고 가을야구에 가는 게 우선"이라며 "남은 경기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군 복무에 대해서는 "이제 나이가 돼서 영장이 나오면 군대에 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그냥 (영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