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역사상 전무후무한 8체급 석권한 '살아있는 전설'
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대권 도전 위해 은퇴 선언(종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매니 파키아오(43·필리핀)가 은퇴를 선언했다.

파키아오는 29일(한국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14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방금 마지막 종소리를 들었다.

복싱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복싱 글러브를 벗는 날이 올 거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며 성원해준 전 세계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파키아오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직 필리핀 상원의원이다.

그동안 정치와 복싱을 병행해온 파키아오는 복싱에서 은퇴한 뒤 자신의 정치적 커리어에서 가장 큰 도전에 나선다.

최근 파키아오는 내년 5월 필리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빈민가에 태어나 생계를 위해 링에 오른 파키아오는 경량급인 플라이급부터 시작해 세계 최초로 8체급을 석권했다.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 에릭 모랄레스, 오스카 델라 호야, 미겔 코토,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 리키 해튼, 셰인 모슬리 등 최강자들과 명승부를 만들었다.

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대권 도전 위해 은퇴 선언(종합)
특히 2008년 호야와의 대결은 아직도 회자한다.

파키아오는 당시 복싱계 대세였던 호야와의 대결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라운드마다 일방적으로 상대를 두들긴 끝에 8라운드 TKO 승리를 거뒀다.

무명에 가까웠던 파키아오가 일약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순간이었다.

파키아오는 미국복싱기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복서'에 두 차례 뽑혔고, 마르케스와의 4차전은 2012년 '그해의 경기'로 선정됐다.

파키아오는 2009년엔 미국 타임지 표지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5년에는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대결을 펼쳐 비록 완패하긴 했으나 복싱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당시 페이퍼뷰(PPV)로만 460만 건이 판매됐다.

이전 기록인 메이웨더와 호야의 240만 건을 크게 뛰어넘는 신기록이었다.

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대권 도전 위해 은퇴 선언(종합)
파키아오에게 쓰러진 '명예의 전당' 복서만 해도 5명에 달한다.

필리핀에서 국민영웅 대접을 받는 파키아오는 전 국민적 인기를 바탕으로 하원의원, 상원의원을 거쳐 이제 대선 행보에 나선다.

파키아오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명트레이너 프레디 로치에게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로치의 조련 아래 장착한 속사포 펀치로 파키아오는 무려 18㎏을 증량해가며 전무후무한 8체급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파키아오 "굿바이, 복싱. 내 삶을 바꿔줘서 고마워"라며 "(로치)는 내게 가난에서 벗어날 기회를 줬다.

당신 덕분에 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었다.

당신 덕분에 더 많은 삶을 바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2차례 세계 타이틀을 거머쥔 파키아오는 통산 72전 62승(39KO) 8패 2무의 전적을 남기고 화려한 선수 경력을 마무리했다.

필리핀 '복싱 영웅' 파키아오, 대권 도전 위해 은퇴 선언(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