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 투어 우승 권순우 "1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 되겠다"
한국 선수로는 통산 두 번째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정상에 오른 권순우(24·당진시청)가 세계 랭킹 '톱10' 진입을 목표로 내걸었다.

권순우는 26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ATP 투어 아스타나오픈(총상금 48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제임스 더크워스(65위·호주)를 2-0(7-6<8-6> 6-3)으로 제압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단식을 제패한 것은 2003년 1월 이형택(45·은퇴) 이후 이번 권순우가 18년 8개월 만의 쾌거다.

권순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에 올 때 이동 거리가 있어서 편하게 경기하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권순우는 지난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열린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을 뛰고 카자흐스탄으로 이동, 물리적 거리와 시차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는 "데이비스컵 후 곧바로 이동해 대회 초반에는 몸도 조금 무거웠다"며 "이번에 지면 시차 적응 때문에 졌다고 핑계 대려 했다"고 유쾌하게 농담했다.

다음 주 세계 랭킹 57위 안팎이 예상되는 권순우는 "사실 시차 적응에 어려움은 없었다"며 "대회장 분위기나 환경에도 금방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승리 요인에 대해 "우승이 걸려 있어서 초반에 긴장이 많이 됐다"며 "그래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시즌 대회가 많이 남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테니스를 하면서 세운 목표를 이뤘다"며 "이번 시즌 남은 경기는 마음 편하게 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동, 27일 개막하는 ATP 투어 샌디에이고오픈(총상금 60만 달러)에 출전할 예정인 권순우는 "우승으로 팬 여러분 응원에 보답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테니스가 조금 더 발전해서 50위 이내, 20위, 10위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우는 샌디에이고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대니얼 에번스(23위·영국)와 만나는 대진표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