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타율 0.371로 kt 강백호(0.357)와의 격차 더 벌려
'또 4안타' 키움 이정후 "타격왕 욕심? 평정심 유지가 관건"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이정후(23)가 타격왕 굳히기에 나섰다.

이정후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이틀 연속 4안타 경기를 펼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371(439타수 137안타)로 끌어올렸다.

전날 경기에서 kt wiz의 강백호를 밀어내고 타율 1위로 올라선 이정후는 또 4안타를 추가하며 강백호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강백호는 이날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359에서 0.357로 소폭 떨어졌다.

5위 키움은 이정후의 활약과 김웅빈·박동원·송성문·전병우의 홈런 4방을 앞세워 롯데를 11-2로 대파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정후는 어느새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다만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은 아직 없다.

신인상과 골든글러브(3회)를 품에 안은 게 전부다.

2019년 193안타로 두산 베어스의 호세 페르난데스(197개)에 이어 최다안타 2위에 오른 게 개인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케이스였다.

하지만 올해는 개인 타이틀을 따낼 절호의 기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8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넘보던 강백호가 9월 한 달간 0.260으로 주춤한 사이, 이정후는 9월 0.492의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강백호를 따라잡아 결국 추월에 성공했다.

이쯤 되면 욕심을 부려볼 법도 한데, 이정후는 대신 평정심을 강조했다.

경기 후에 만난 이정후는 "이번 주에 팀이 연패가 길어져서 걱정이 많았는데, (24∼25일) NC전을 기점으로 팀이 살아나는 것 같아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5강이 목표가 아니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길 원한다"며 "오늘 승리를 통해 순위 경쟁에 불을 지핀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강백호와의 타격왕 경쟁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정규시즌이 5경기 정도, 정말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의식하겠지만 아직 시즌이 한 달 넘게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2018년을 떠올렸다.

당시 이정후는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을 펼쳤으나 결국 3위(0.355)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정후는 "2018년에도 (시즌 막판 타격왕 경쟁을 펼치는)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어 많이 의식했다.

점점 급해지고, 생각이 많아졌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타율은 오르락내리락하는 만큼 평정심 유지가 중요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본인은 타격왕 경쟁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주변에서 그냥 둘 리가 없다.

그는 "오늘 선배들이 경기 중에 편하게 치라고 말했다"며 "그럴 때 보면 (강)백호가 못 친 날이다.

오늘 타석이 자주 찾아와 정신이 없었는데, 4번째 타석 전에 선배들이 '편하게 치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정후는 타격왕 타이틀 경쟁자이자 친한 후배인 강백호에 대해 "(강)백호는 파워를 갖췄다.

지난해보다 타격면에서 많이 성장했다"며 "2020년에는 모든 공을 칠 것 같았다.

올 시즌엔 공을 기다릴 줄 알고, 자기가 설정한 존에 오는 공만 타격하더라. 나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나는 공을 정확히 맞혀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유형이다.

서로 타격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