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윌 그룹에 대여금 미상환…매월 이자만 4천800만원
대한테니스협회, 50여억 원 채무로 사무처 자산 압류당해
대한테니스협회가 사무처 집기, 비품 등 유체 동산을 압류당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14일 서울 송파구 대한테니스협회 유체 동산에 대한 강제 집행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협회 동산에는 직원들이 쓰는 컴퓨터, 책상, 냉장고 등 사무실 비품 대부분이 해당한다.

이날 대한테니스협회가 협회 자산을 압류당한 것은 미디어윌 그룹에 대한 대여금을 상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주원홍 회장 시절인 2015년에 미디어윌 그룹으로부터 30억원을 빌려 육사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대한테니스협회와 미디어윌은 '육사 테니스장을 미디어윌이 위탁 운영하고, 대신 대한테니스협회에 민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2016년 주원홍 회장이 협회장 선거에서 곽용운 회장에게 밀려 낙선하면서 사안이 복잡해졌다.

곽 회장 체제의 협회는 미디어윌과 협약을 무효화하고, 협회가 직접 육사 코트를 운영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미디어윌은 대한테니스협회에 대여금 30억원 반환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미디어윌이 승소하며 곽용운 전 회장 시절부터 협회 금원 압류가 진행됐고, 테니스협회는 올해 3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대한테니스협회, 50여억 원 채무로 사무처 자산 압류당해
이런 이유로 올해 1월 열린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모두 미디어윌 대여금 반환에 대한 해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육사 코트 관련 당사자 격인 주원홍, 곽용운 전 회장도 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동생 정희균 후보가 새 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미디어윌 관계자는 "정 회장은 올해 초 취임 이후 이와 관련한 연락을 한 번도 해오지 않았다"며 신임 집행부의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압류된 자산은 법원 절차에 따라 경매 처분에 들어가게 되므로 협회 사무처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또 협회가 상환해야 할 돈은 8월 말까지 이자를 더해 58억원으로 불어났고, 매월 이자만 4천800만원에 이르고 있어 협회 재정 능력으로는 사실상 갚기 어려운 상황이라 파산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대한테니스협회, 50여억 원 채무로 사무처 자산 압류당해
미디어윌 측은 "협회를 상대로 민사집행법 70조에 있는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신청을 추진 중"이라며 "여기에 협회가 등재되면 은행연합회에 통보돼 금융 거래에도 제약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윌 그룹은 주원홍 전 테니스협회장의 동생 주원석 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측은 "정희균 회장이 이른 시일 내에 미디어윌 측을 만나 해결 방안을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