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입대 전까지 2승 함께하기도…"가장 미친 한 달"
캔틀레이 캐디, 파란만장 3주…코로나 확진→생계 걱정→돈방석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1천500만달러(약 175억원)라는 거액의 상금을 챙긴 패트릭 캔틀레이(29·미국).
보통 PGA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는 상금의 10%를 캐디에게 준다.

캔틀레이의 캐디 맷 미니스터(47·미국)는 8일(한국시간) USA투데이에 "패트릭과 약속했다"며 정확히 얼마를 받았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USA투데이는 미니스터가 '많은 사람이 평생 버는 것보다 많은 돈을 지난 한 달 동안 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캔틀레이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인 BMW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171만달러(약 20억원)의 상금을 챙겼다.

2주 연속 우승으로 200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린 것이다.

8월 중순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던 미니스터는 회복하고 돌아오자마자 캔틀레이의 2연승을 도왔다.

그는 플레이오프 1차전인 노던 트러스트에서는 캔틀레이와 함께하지 못했다.

캔틀레이가 코로나19에 확진된 미니스터에게 "집에서 회복하라"며 휴식을 줬기 때문이다.

캔틀레이는 노던 트러스트에 타이거 우즈(미국)의 캐디 조 라카바를 대동하고 출전, 공동 11위를 거뒀다.

미니스터는 내심 불안한 마음으로 노던 트러스트를 지켜봤다.

라카바는 최고의 캐디 중 한 명이지만, 지난 2월 우즈의 교통사고 이후 일을 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는 "캐디는 기회가 왔을 때 꽉 잡아야 한다.

일주일을 쉬면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며 "난 그 주(노던 트러스트)에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니스터는 다행히 코로나19에서 잘 회복했고, BMW 챔피언십에서 캔틀레이의 골프백을 들어줄 수 있게 됐다.

미니스터는 노던 트러스트 최종일에 BMW 챔피언십이 열리는 메릴랜드주 케이브스 밸리 골프클럽에 도착해 코스를 둘러봤다.

그는 캔틀레이에게 "이곳의 그린을 좋아할 거야. 메모리얼 토너먼트의 그린처럼 빠르고 경사가 많아"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캔틀레이가 2019년과 2021년 두 번 우승한 대회다.

미니스터의 예감대로 캔틀레이는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기세를 몰아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캔틀레이 캐디, 파란만장 3주…코로나 확진→생계 걱정→돈방석
캔틀레이는 PGA 투어 통산 6승을 모두 미니스터와 합작했다.

미니스터는 "어제 아내 줄리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미친 한 달이었어'라고 말하더라"라며 웃었다.

미니스터는 미니 투어에서 뛰던 골프 선수였지만, 대학 선수 시절 동료인 크리스 스미스의 캐디를 맡으면서 전문 캐디로 직업을 바꿨다.

2012년에는 배상문(35)의 캐디를 시작해 PGA 투어 2승을 도왔다.

그러나 배상문이 2015년 10월 입대하면서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여러 선수의 캐디백을 들었던 미니스터는 2017년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크리스 커크의 캐디를 맡을 뻔했다가 커크가 막판에 취소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마침 그때 캔틀레이가 캐디를 제안했다.

캔틀레이는 허리 부상과 전 캐디의 교통사고 사망으로 2년 이상 대회를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가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복귀전을 치르려던 참이었다.

미니스터는 "이미 페블비치에 갈 준비를 다 했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쉬웠다"며 캔틀레이의 캐디 제안을 수락했을 때를 떠올렸다.

캔틀레이와 미니스터는 2018년 슈라이너 아동병원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투어 챔피언십까지 6개의 우승을 함께했다.

캔틀레이는 18살 나이가 많은 미니스터를 가끔 '아빠'라고 부른다며 "우리는 코스 안팎에서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늘 그에게 의지할 수 있다"며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