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강자 나은서, 첫 프로대회 완주…공동 12위 깜짝 활약
KLPGA 톱10 아깝게 놓친 16세 "항저우AG, 그리고 LPGA가 꿈"
5일 폐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최고 성적을 낸 아마추어 선수는 16세 고등학생이다.

'주인공' 나은서(16·수성방통고)는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천722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해 공동 12위를 차지했다.

특히 마지막 날 4언더파 68타를 치며 순위를 13계단이나 끌어 올리고 베스트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최종 3라운드 1번홀(파4)과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2번홀(파3)과 3번홀(파5) 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이후 마지막 18번홀(파5)까지 버디 4개를 추가했다.

경기 후 만난 나은서는 프로 대회를 완주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첫 프로 대회(SK네트웍스 서경 클래식)에서는 발목 부상으로 기권했는데, 완주는 처음"이라며 "20위 안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 목표를 달성한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나은서는 최근 기세가 좋다.

지난달 송암배와 매경솔라고배 등 굵직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나은서는 "8월 송암배에서 우승할 때부터 샷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프로 대회는 역시 아마추어 대회와는 다르다며 "그린 스피드도 다르고 공략법도 달랐다.

프로님들과 같이 치면서 많이 배웠는데, 걷는 게 너무 힘들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 경험으로 나은서는 프로 무대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더욱 커졌다.

그는 "프로 데뷔는 최대한 빨리하고 싶다.

(만 18세가 되는) 2∼3년 정도 후에 바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KLPGA 투어를 거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서 매년 1승씩은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 데뷔 전 목표가 있다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것이다.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인 나은서는 "올해 말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게 너무 간절하다"며 "지금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잘 준비해서 아시안게임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여자 골프 국가대표는 1년에 6명 선발한다.

3명은 지정대회 포인트 합산이 높은 선수로 우선 선발하고, 남은 3명은 선발전을 거쳐 뽑는다.

꿈 많은 10대 유망주지만, 나은서는 "골프 경력이 12년"이라며 만만치 않은 내공을 자랑했다.

그는 "5살에 처음 골프를 쳤고, 6∼7살부터 선수가 되려는 생각으로 골프를 치러 다녔다"고 말했다.

나은서는 할머니가 골프를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다.

그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옛날에는 할머니와 자주 골프를 치러 다녔다.

할머니를 따라다니다가 재밌고 재능도 보여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씨름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도 나은서의 꿈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신다.

나은서는 "아버지는 체력 관리 방법을 알려주시고, 어머니는 리듬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신다"고 말했다.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비거리 231∼234야드를 기록한 나은서는 "퍼트를 보완하고 나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며 "제 단점인 쇼트게임을 보완하며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