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홈 경기서 0-0 무승부
슈팅 수 15-2인데 승점은 1점씩…무겁게 첫발 뗀 벤투호
답답한 90분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이 첫걸음을 무겁게 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A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이지만 70위 이라크와 안방에서 겨우 승점 1씩을 나눠 가져야 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31일 입국해 하루 훈련을 함께 한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김민재(페네르바체)까지 선발로 내세워 이라크에 맞섰다.

소속팀에서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어온 송민규(전북)는 오른쪽 윙어로 기용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지휘 아래 이라크는 예상대로 수비벽을 두껍게 세웠다.

이라크는 방한 전 스페인, 터키에서 3주가량 전지 훈련까지 했다.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두세 명의 이라크 선수가 달려들어 에워쌌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에게는 볼 투입조차 쉽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내내 이라크를 몰아붙였다.

우리나라가 슈팅을 7개 시도하는 동안 이라크는 단 한 번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을 정도다.

슈팅 수 15-2인데 승점은 1점씩…무겁게 첫발 뗀 벤투호
하지만 상대의 밀집수비를 허물 만큼 공격작업이 유기적이지 못하면서 헛심만 뺐다.

전반 27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황의조의 헤딩슛이 수비수 맞고 나온 뒤 골 지역 왼쪽에 있던 이재성이 오른발로 재차 슈팅했으나 크로스바 위로 향하는 등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전반 30분 황인범(루빈 카잔)의 프리킥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하면서 전반에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빼고 남태희(알두하일)를 투입했다.

전반에 2선에서 뛴 황인범을 내려 4-1-4-1 포메이션의 큰 틀은 유지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전문 자원 없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했다.

슈팅 수 15-2인데 승점은 1점씩…무겁게 첫발 뗀 벤투호
하지만 경기 흐름은 전반보다도 더 답답하게 이어졌다.

전반 내내 잔뜩 웅크렸던 이라크에 역습을 허용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3분 송민규와 김문환을 빼고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용(전북)을 넣어 오른쪽 라인을 새로 구축했다.

후반 24분에는 이재성(마인츠)을 불러들이고 권창훈(수원)을 투입해 중원에도 변화를 줬다.

그래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상대 위험지역에서도 너무 완벽한 상황을 만들려다 보니 슈팅을 아끼다 오히려 기회를 날리기도 했다.

모처럼 과감하게 시도한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나는 등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다.

후반 28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홍철이 올린 크로스는 황희찬의 머리에 정확히 배달됐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안방에서 치른 1차전 무승부로 벤투호는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한국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벌인다.

이후 아시아 축구 전통의 강호인 이란을 비롯해 껄끄러운 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와도 대결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