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탁구 김영건·김정길·백영복, 빛나는 은메달 걸고 집으로!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백영복(44·장수군장애인체육회)과 김영건(37), 김정길(35·이상 광주시청)은 아쉬운 패배에도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한국 장애인 탁구 대표팀의 백영복, 김영건, 김정길은 2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남자탁구 단체전(스포츠등급TT4-5) 결승에서 중국의 차오닝닝, 궈싱위안, 장옌에 게임 스코어 0-2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16년 리우 대회 이 종목 준결승에서 중국을 꺾었고, 결승에서 대만을 제압해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도쿄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중국의 벽에 막혔다.

하지만 세 선수는 패배를 아쉬워하면서도 "수고했다.

고맙다"고 서로의 등을 토닥였다.

한국은 이날 1복식에서 김영건-김정길 조가 차오닝닝-궈싱위안 조에 0-3으로 패했고, 2단식에서도 김정길이 차오닝닝에 팽팽히 맞섰으나 2-3으로 져 금메달을 내줬다.

김영건은 "복식에서 연결 플레이는 우리가 훨씬 좋았는데 사소한 실수들이 나와서 졌다"며 "정길이가 2단식에서 잘 해줬는데, 복식을 이겼다면 정길이가 좀 더 편하게 경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김영건-김정길이 차오닝닝-궈싱위안과 복식 경기에서 패한 건 리우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김정길은 "궈싱위안이 왼손잡이인데 서브가 좋다.

평소 받아본 서브가 아니라 경기장에서 좀 당황했고, 몇 차례 실수했다"며 "리우 대회 단체 준결승에서 중국을 이긴 것을 생각하며 자신 있게 2단식 5세트에 나섰다.

초반에 실수가 잦아서 점수가 벌어졌고 따라가지 못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중국 선수 장애 정도(김정길 TT4·차오닝닝 TT5)가 덜 심해 조금 밀린 부분도 있었다"며 "2단식을 이겼으면 영건이 형이 다음 중국 선수를 상대로 충분히 이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털어놨다.

[패럴림픽] 탁구 김영건·김정길·백영복, 빛나는 은메달 걸고 집으로!

바라던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지만, 은메달도 귀하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합숙 훈련을 하며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어느덧 미소가 돌았다.

올해 1월 결혼한 김영건은 패럴림픽을 준비하느라 신혼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대회 전부터 "빨리 메달을 따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다"던 그는 개인 단식과 단체전에서 딴 은메달 2개를 목에 걸고 귀가한다.

김영건은 "개인, 단체전 모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대회를 잘 치렀고 은메달 2개도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빨리 돌아가서 아내를 보고 싶다"며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3년 후 파리 패럴림픽에선 중국을 넘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했다.

김정길은 "2012년 런던(은)과 리우(금) 대회 단체전에서만 입상해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에서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면서도 "단체전에서 졌지만 은메달을 따서 홀가분하다"고 했다.

네 살배기 쌍둥이 아들이 있는 그는 "쌍둥이라서 금이든 은이든 메달 두 개를 따서 줘야 한다.

그래야 유치원에 가서 자랑도 할 수 있다"며 "그런데 하나밖에 못 따서 며칠간 메달을 좀 빌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옆에서 김영건이 메달 하나를 빌려주겠다고 하자 김정길은 "아빠, 빨리 집에 갈게. 공룡 보러 가자!"고 기분 좋게 외쳤다.

백영복은 "처음 출전한 패럴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동생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며 "집에 얼른 가서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날 한국 선수들을 상대한 중국의 차오닝닝(34)은 경기 후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몸 상태가 좋았고 정신적으로 잘 무장해 승리한 것 같다"며 "2012년 런던 대회에선 우리가 한국을 이겼고, 2016년 리우 대회에선 한국에 졌다.

이번에 다시 한국을 이겼는데 두 팀 사이에 친밀함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장애인 여자 탁구 선수 문성혜의 남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아내와 2년 넘게 떨어져 훈련했다는 차오닝닝은 "아내가 아이를 돌보고 일도 하면서 저를 지지해줬다.

아내는 오늘 한국과 중국을 모두 응원했다.

적으로 만났지만 우리는 한국 선수들과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차오닝닝은 "이제 대회가 끝났으니 가족을 볼 수 있다"며 활짝 웃고 믹스트존을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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