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힘든 상황 겪고 있지만 일부 자초하기도"
매킬로이·캔틀레이 "팬들의 야유받는 디섐보를 동정하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었다가 조롱과 야유의 대상이 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 대해 동료 선수들이 '동정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들은 디섐보가 이런 상황을 일부 자초한 면이 있다면서도 성숙한 골프 팬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매킬로이는 2일(한국시간) "나는 분명 그에게 동정심을 느낀다.

보통과 다른 사람이라고 배척되거나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섐보는 지난달 30일 BMW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연장 6차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

디섐보가 클럽하우스로 가는 길에 한 팬은 '잘했어, 브룩시'라고 외쳤다.

브룩시는 디섐보와 앙숙 관계인 브룩스 켑카(미국)를 지칭하는 말로, 디섐보를 조롱하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일을 계기로 PGA 투어는 선수를 비하하는 언행을 한 팬은 퇴장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뚜렷한 개성으로 '괴짜 골퍼'로 관심을 끈 디섐보는 최근 팬과 언쟁을 벌이는 것뿐 아니라 장비 후원사와 마찰을 빚고, 미디어와 대화하지 않는 등 궁지에 몰려 있다.

매킬로이·캔틀레이 "팬들의 야유받는 디섐보를 동정하지만…"
매킬로이는 "우리는 모두 디섐보가 다른 사람이고, 그가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는 그 자신이다.

그는 자기 생각을 할 수 있고, 모두가 그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매킬로이는 디섐보가 이번 일에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과거의 행동들이 지금의 상황을 자초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최근 힘든 시기를 보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슬프다.

그는 마음속으로는 좋은 사람이고, 그가 원하는 것은 최고의 골퍼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디섐보의 마음을 이해했다.

매킬로이는 디섐보가 이번 일로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캔틀레이도 디섐보가 "힘든 상황에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캔틀레이는 "누구도 자신을 반대하거나 조롱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스포츠를 보면서 누군가 조롱하는 것을 본다면, 내가 그 사람이라고 상상한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캔틀레이도 디섐보가 이번 상황을 자초한 면이 있다면서 관심을 유도하려다가 부작용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와 '플레이어 임팩트 프로그램'(PIP)에서 파생된 문제일 수 있다"며 "관심을 끌려고 행동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유형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PIP는 페덱스컵 랭킹, 구글 인기 검색, 브랜드 노출, 소셜 미디어 참여 등을 점수화해 상위 10명에게 4천만달러(약 463억원)의 상금을 주는 제도다.

1위는 800만달러(약 92억원)를 받는다.

하지만 PGA 투어는 수상자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매킬로이·캔틀레이 "팬들의 야유받는 디섐보를 동정하지만…"
매킬로이와 캔틀레이는 골프에는 다른 스포츠보다 더 성숙한 팬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야유하는 팬을 경기장에서 내쫓는 조치에 대해 매킬로이는 "일부는 선을 넘는 것 같다"며 "우리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다.

골프는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선수에게도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데, 팬들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캔틀레이도 "골프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면 안 된다"며 "골프의 역사와 역사 전체에 깔린 존경심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런 일을 용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