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도쿄서 데뷔하는 태권도…'종주국' 한국에선 주정훈 1명 출전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태권도가 마침내 패럴림픽에서 첫선을 보인다.

태권도는 2015년 1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 2020 도쿄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도쿄 패럴림픽 태권도 경기는 2일부터 4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리며, 상지 절단 장애인 선수들이 치르는 겨루기만 한다.

남자부는 61㎏급, 75㎏급, 75㎏초과급, 여자부는 49㎏급, 58㎏급, 58㎏초과으로 3체급씩,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남자 27개국 36명, 여자 26개국 35명이 출전해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스포츠등급은 K44(한팔 또는 다리 기능 제약, 한쪽 절단 또는 마비)에 K43(양 팔꿈치 아래 절단) 등급을 통합해 치른다.

경기 규칙은 올림픽과 조금 다르다.

선수 보호를 위해 머리 공격을 허용하지 않고, K43∼44가 손목 절단 장애 유형인 만큼 몸통 부위 주먹 공격도 금지된다.

위험한 플레이에 대해선 즉각 벌점이 부여된다.

채점방식도 다르다.

뒤차기의 경우 올림픽에선 4점이지만 패럴림픽에선 3점이다.

패럴림픽에 갓 데뷔하는 종목이지만, 주목할 만한 선수들은 많다.

[패럴림픽] 도쿄서 데뷔하는 태권도…'종주국' 한국에선 주정훈 1명 출전

곡절 끝에 도쿄에 입성한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는 2일 여자 49㎏급 16강에서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 맞붙는다.

아프가니스탄 남자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와 함께 도쿄 패럴림픽에 참가하려던 쿠다다디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에 장악당하면서 출전이 불발될 뻔했다.

수도 카불의 공항이 마비되면서 출국길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도움으로 두 선수는 극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 꿈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세계 챔피언 4회, 유럽 챔피언 4회에 오른 리사 게싱(덴마크)은 여자 58㎏급에서 초대 패럴림픽 챔피언을 노린다.

덴마크 태권도 국가대표로 뛰던 게싱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둔 2007년 골수암 판정을 받았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2012년 결국 왼쪽 손목을 절단하게 됐다.

절망에 빠져있던 게싱은 태권도에서 다시 빛을 발견했다.

그는 덴마크 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로 뛰며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준비해왔다.

올림픽에서 못다 이룬 꿈을 패럴림픽에서 펼치려는 게싱은 "(태권도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5년부터) 6년 반은 선수에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모든 선수가 패럴림픽이라는 목표 하나로 오랜 기간을 달려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패럴림픽] 도쿄서 데뷔하는 태권도…'종주국' 한국에선 주정훈 1명 출전

또 난민팀으로 출전하는 파르페 하키지마나도 남자 61㎏급에서 '금빛 발차기'에 나선다.

부룬디 출신의 하키지마나는 2015년 르완다 난민 캠프에 새 둥지를 튼 뒤 난민들을 모아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태권도를 통해 희망을 찾은 그는 패럴림픽을 통해 더 널리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3일 오전 남자 75㎏급에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세계 12위)이 첫 경기에 나선다.

'세계 5위' 마고메드자기르 이살디비로프(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와 맞붙는다.

'종주국' 대한민국 태권도 최초의 패럴림피언이자 유일한 출전선수다.

두 살 때 소여물 절단기에 오른손을 잃은 주정훈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비장애인 선수들과 실력을 겨뤄온 그는 사춘기가 온 고등학교 2학년 때 운동을 그만뒀지만, 주위의 권유로 다시 태권도복을 입었고 한국 최초로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국가대표가 됐다.

[패럴림픽] 도쿄서 데뷔하는 태권도…'종주국' 한국에선 주정훈 1명 출전

다만 태권도가 6년 반의 기다림 끝에 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지는 자리에 '종주국'인 한국 선수가 단 1명뿐이며, 여성 선수는 '0명'이라는 점은 아쉽다.

터키는 남녀 6체급에 6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권을 따냈다.

RPC는 남자 3명, 여자 1명, 아제르바이잔은 남녀 각 2명 등 총 4명이 나선다.

주최국 일본도 남자 2명, 여자 1명, 총 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정식 종목 채택 후 6년 이상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국내 장애인태권도 저변 확대나 선수 발굴에는 무심했던 탓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는 "도쿄패럴림픽이 이번이 처음이라 선수층이 얕다.

다른 나라에 비해 예산 지원이 늦어졌고, 랭킹 포인트도 낮다"며 "3년 후 파리 패럴림픽을 앞두고 기초종목 육성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선수를 발굴하겠다.

주정훈 선수를 비롯해 1∼2명을 더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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