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 종료 후 시간 지연에 불만…치치파스는 "규정 어긴 것 없다"
US오픈 1회전 탈락 머리 "치치파스에 대한 존경심 잃었다"
앤디 머리(112위·영국)가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750만 달러·약 674억원) 남자 단식 1회전 상대였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3위·그리스)의 시간 끌기 행태를 비난했다.

머리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첫날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치치파스와 4시간 48분 접전을 벌였으나 2-3(6-2 6-7<7-9> 6-3 3-6 4-6)으로 역전패했다.

경기를 마친 뒤 머리는 "내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고 할 수는 없지만 3세트 종료 후 상황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US오픈 1회전 탈락 머리 "치치파스에 대한 존경심 잃었다"
이날 3세트에서 머리는 치치파스의 서브 게임을 먼저 브레이크해 3-0으로 앞선 뒤 리드를 끝까지 지켜 6-3으로 이겼다.

치치파스는 이후 네 차례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한 번도 살리지 못하고 세트를 머리에게 내줬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힘겹게 모두 지킨 머리는 3세트를 따낸 뒤 포효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 치치파스가 3세트 막판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경기는 치치파스가 코트 밖으로 다녀오는 사이에 10분 가까이 중단됐다.

이후 4세트 시작 후 치치파스가 순식간에 5-0으로 달아나며 경기 분위기를 뒤바꿨고, 결국 승리는 치치파스 차지가 됐다.

머리는 "이런 식의 접전 상황에서 7, 8분 동안 경기가 중단되면 몸 상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후 2시간 이상 더 경기했는데도 그의 발목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고 지적했다.

US오픈 1회전 탈락 머리 "치치파스에 대한 존경심 잃었다"
치치파스는 이런 머리의 말에 반박했다.

치치파스는 "내가 규정을 어긴 것이 없다"며 "모든 것은 대회 규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나 불과 2주 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웨스턴 앤드 서던오픈 4강에서 치치파스와 만났던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독일)도 이날 머리와 비슷한 불만을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츠베레프가 1세트를 6-4로 먼저 따내자 치치파스가 화장실에 다녀온다며 타임아웃을 요청했고 경기가 8분 정도 중단됐다.

츠베레프는 주심에게 "치치파스가 가방을 가져갔고, 그 안에는 휴대전화가 있다"며 "프랑스오픈 때도 이랬고, 이런 경우가 자주 나온다"고 항의했다.

치치파스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코치로부터 부적절한 지도를 받는다고 의심한 것이다.

이날 1회전에서 탈락한 머리는 "그렇게까지 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치치파스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존경심은 잃었다"고 치치파스의 경기 매너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