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컵대회 우승 이끌고 MVP로…"전혀, 하나도 예상 못 해"
김연경도 콕 찍은 정지윤 "레프트 변신, 한참 전부터 마음먹어"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정지윤이 이제는 레프트로 정착하려고 한다.

2018-2019시즌 신인으로 데뷔한 정지윤은 센터로 데뷔했지만, 뛰어난 공격력을 살리고자 라이트도 겸했다.

지난 시즌에는 팀 사정상 레프트로 뛰기도 했다.

2021-2022시즌 V리그에서는 레프트로 완전히 변신할 계획이다.

29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에서 현대건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1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는 '레프트 정지윤'의 새 출발을 알리는 무대였다.

정지윤은 이날 GS칼텍스를 상대로 열린 결승전에서 17득점을 폭발하며 현대건설의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정지윤에게 "매 경기 팀이 안 풀릴 때 들어가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며 "새 시즌에는 레프트에 도전할 텐데 마음가짐이 좋은 친구이기 때문에 잘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기존에 맡았던 센터나 라이트와 달리 레프트 포지션에서는 리시브 등 수비로도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강 감독은 "리시브가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을 테지만 공을 수만 번 받으면 자기 것이 될 것"이라며 "힘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연경도 콕 찍은 정지윤 "레프트 변신, 한참 전부터 마음먹어"

정지윤은 이미 각오가 돼 있다.

그는 "작년 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레프트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지윤은 "센터와 라이트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레프트로 가야 한다고 한참 전부터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현대건설은 베테랑 양효진과 신예 이다현 등 이미 탄탄한 센터 라인이 구축돼 있다.

고예림, 황민경 등 레프트 자원도 풍부하지만, 정지윤의 강한 스파이크가 가세하면 현대건설의 공격력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국가대표팀 차원에서도 정지윤의 레프트 전환이 필요하다.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김연경도 정지윤에 대해 "신체 조건이 좋다.

점프와 타점도 모두 좋다"며 레프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정지윤은 "연경 언니는 제가 레프트로서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많이 말씀해주셨다.

제가 연구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해주셨다"며 "하지만 제가 그 기대만큼 발전해야 그런 선수가 될 것이다.

제가 하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리시브나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니 많이 연습하고 울기도 많이 울어야 할 것"이라며 단단한 각오를 드러냈다.

김연경도 콕 찍은 정지윤 "레프트 변신, 한참 전부터 마음먹어"

정지윤은 컵대회 기간에도 눈물을 보였다.

KGC인삼공사와 벌인 순위결정전에서다.

그는 "제가 '코트에서 도움이 되는 게 뭐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언니들이 저를 돕느라 자신의 플레이를 못 하고 있어서 화나고 분하고 속상해서 울음이 나왔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정지윤은 금세 털어냈다.

정지윤은 "제가 리시브를 못 하는 것은 솔직히 당연하다.

한 경기 못 했다고 무너지는 나약한 마음가짐으로는 뭘 하든 발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연구하고 마음을 강하게 먹자고 생각했다"며 극복 비결을 설명했다.

팀 우승을 이끈 정지윤은 "매 경기 쉽지 않았는데, 다 같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MVP 수상에 대해서는 "전혀, 하나도 예상 못 했다.

잘하는 언니들이 많고 저는 기복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상을 받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가오는 V리그 목표로는 "큰 욕심 없이, 리시브로 버티는 경기가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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