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팀에 약하다는 평가에는 정색 "그런 생각 안해봤다"
'최악의 피칭' 류현진 "생각한대로 던졌는데, 안타로 연결됐다"
최악의 투구로 무너진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제구가 문제였다"며 자책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안타 7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7실점 했다.

올 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최악의 투구를 한 류현진은 시즌 7패(12승)째를 당했다.

류현진이 4회를 버티지 못한 토론토는 7회말 5점을 뽑으며 맹추격했지만 결국 7-10으로 패했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54에서 3.88로 껑충 뛰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팀이 갈 길이 바쁜 상황이라 더욱 아쉬운 투구였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 나선 류현진은 "일단 제구가 문제였다"며 "약한 타구가 홈런이 되기도 했다.

지난 경기보다 여러 구종의 제구가 잘 안 됐다"고 말했다.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는 강팀이다.

공격적인 타격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2회초 2사에서 세사르 에르난데스에게 초구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던졌다가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첫 번째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이에 대해 "요즘 만난 팀 가운데 적극적으로 타격하지 않는 팀은 없었던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 경기에서는 초구부터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홈런 맞은 것도 안타 맞은 것도 모두 제구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타자들이 잘 쳤다"며 "생각한 대로 던졌는데 그게 안타로 연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날이 선 질문도 이어졌다.

류현진은 보스턴 레드삭스를 비롯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상위권 팀들에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여태까지 그런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다"며 "그런 생각은 아예 안 했던 것 같다"고 정색했다.

그는 "지난 경기와 바뀐 건 없다"며 "내가 잘하지 못하긴 했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중요한 상황이라 다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쫓아가는 입장이라서 다들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해 기복이 있다는 평가에는 "안 좋은 날에 한 이닝에 점수를 몰아서 주는 경향이 반복되는 것 같다"며 "투수에나 팀에나 안 좋은 건데, 앞으로는 없어져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남은 경기가 모두 중요하다"며 "나 또한 당연히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만 충실히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