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27일부터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
'바늘구멍'에 도전장…노르웨이-덴마크-슬로베니아와 일전
[고침] 스포츠(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27일부터 베이징올…)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2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목표로 험난한 도전에 나선다.

세계 랭킹 19위의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막을 올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최종 예선 F조에서 노르웨이(11위), 덴마크(12위), 슬로베니아(20위)와 맞붙는다.

총 12개 팀이 출전하는 베이징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본선에는 2020년 기준 세계 랭킹 상위 8개국(캐나다, 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체코, 미국, 독일, 스위스)과 개최국 중국이 직행했다.

남은 3장의 티켓 주인공이 27일부터 슬로바키아(D조), 라트비아(E조), 노르웨이(F조)에서 열리는 최종 예선 결과에 따라 가려진다.

4개국 1개 조로 편성된 최종 예선은 각 조 1위 팀에만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정규 피리어드에서 승부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 서든데스(득점 시 경기 종료) 방식으로 5분간 연장전이 치러지고,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게임 위닝샷(승부치기)으로 승패를 가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본선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이번엔 사상 첫 자력 진출에 도전한다.

하지만 '바늘구멍 통과'에 비교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내우외환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올림픽 최종 예선전에 나선 탓이다.

가뜩이나 열세인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탓에 한국 아이스하키는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대부분의 대회를 취소하며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을 치르지 못했다.

해외 친선 경기나 전지 훈련도 불가능했고,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로 국내 소집 훈련도 제대로 못 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성장 터전이 됐던 국가 연합리그인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3월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여건도 급격히 위축됐다.

가뜩이나 선수 자원이 부족한 판에 대명 킬러웨일즈의 해체와 국군체육부대 선발 무산 등 악재가 겹치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날벼락을 맞았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 활약했던 복수국적 선수들은 맷 달튼(안양 한라)을 제외하고 모두 캐나다, 미국으로 돌아갔다.

현재 대표팀 25명 가운데 6명은 무적 상태다.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이례적으로 5명의 대학생 선수가 포함됐는데,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년간 공식 대회를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를 지휘할 선장 자리는 8개월째 비어있다.

대한체육회가 폭력 전과를 이유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24대 회장 당선자인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의 인준을 거부했다.

최 당선인은 이와 관련한 소송을 진행 중이고, 이에 따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한 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지선호'는 베이징으로 가는 최종 관문에서 난적들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에 나선다.

코로나19 탓에 2년간 얼굴 볼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했던 대표팀은 지난 4일 일찌감치 출국, 덴마크에 머물며 손발을 맞췄다.

현지 프로팀과 두 차례 연습 경기(1승 1패)로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린 대표팀은 21일 프랑스(랭킹 15위)와의 평가전에서 2-4로 역전패했지만, 초반 2-0으로 앞서는 등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대표팀은 24일 최종 예선 상대 중 가장 막강한 전력을 지닌 덴마크와 마지막 스파링을 치른 후 노르웨이로 이동, 결전에 대비한다.

한국은 27일 오전 2시 노르웨이를 상대로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2018 월드챔피언십 최종전 상대(0-3 패)였던 노르웨이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플레이어 메츠 주카렐로(미네소타 와일드)가 합류했고, 2021 월드챔피언십에서 발굴한 신예들이 팀에 안착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맞붙었던 2018년보다 전력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평가된다.

27일 밤 12시 열리는 2차전에서 맞설 덴마크는 최종 예선 F조 최강으로 꼽힌다.

NHL에서도 '에이스급 공격수'인 니콜라이 일러스(위니펙 제츠)와 올리버 비욕스트랜드(콜럼버스 블루재키츠)에 NHL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프란스 닐슨(925경기 167골 306어시스트), 미켈 보드커(709경기 118골 209어시스트) 등이 조화를 이룬 공격진이 위협적이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을 노리는 덴마크는 22일 프랑스와의 친선 경기에서 8명의 선수가 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진 전원의 고른 활약으로 8-2 완승을 거두며 막강 화력을 확인시켰다.

29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 상대는 슬로베니아다.

2014, 2018 올림픽 본선에 출전했던 황금 세대 상당수가 은퇴,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슬로베니아는 전력이 전만 못하다는 평가지만 NHL에서도 손꼽히는 스타 플레이어 안제 코피타(로스앤젤레스 킹스)를 비롯해 로버트 사볼리치, 얀 우르바스, 지가 예글리치 등 베테랑 공격수들이 위협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