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육상 간판…패럴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 도전
'작은 거인' 전민재, 도쿄 패럴림픽서도 '행복한 질주'
한국 장애인 육상의 '간판' 전민재(44·전북)가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에서 다시 역주를 펼친다.

전민재는 이달 24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리는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육상 여자 100m와 200m(장애등급 T36)에 출전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로 향하는 장애인 육상 대표팀은 전민재와 유병훈(49) 두 명으로, 이번 대회는 전민재의 네 번째 패럴림픽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처음으로 패럴림픽에 출전한 그는 2012년 런던 대회 100m와 2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0m에서도 은메달 한 개를 추가했다.

키 149㎝의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지만, 투지 넘치는 활약에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어느덧 불혹을 넘어선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전민재는 멈추지 않고 도쿄에서 질주를 이어간다.

전민재는 다섯 살에 뇌염을 앓은 뒤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한 때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을 만큼 삶은 버거웠다.

그러나 19세이던 1996년 특수학교에 다니게 되고 2003년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에 발을 들이면서 힘을 얻었다.

'작은 거인' 전민재, 도쿄 패럴림픽서도 '행복한 질주'
트랙에 선 뒤로는 펄펄 날았다.

2004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에서 100m·200m·400m 3관왕에 오른 전민재는 2019년까지 16년간 이들 종목에서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2013년에는 출전 선수 부족으로 400m가 시범경기로 치러졌고, 2019년에는 100m와 200m가 시범경기로 열린 탓에 공식 경기 기록은 아니지만, 16년 내내 한국 육상의 정상을 지켜왔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 2회 연속 2관왕을 달성했다.

국내와 아시아를 제패한 기세를 이어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을 노린다.

어쩌면 이번 도쿄 대회는 그의 마지막 패럴림픽 무대가 될지 모른다.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전민재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여서 절실했다"며 현역 생활의 '끝'을 준비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아직은 도전이 끝나지 않았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연습벌레'로 소문이 난 전민재는 묵묵히, 그리고 차분하게 도쿄행을 준비한다.

전민재는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3등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번 시상대에 올라 도쿄에 태극기를 띄우겠다는 각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