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서 흘린 눈물, 도쿄에서 닦을게요"

모델 꿈꾸던 서수연, 도쿄 패럴림픽서 금빛 스매싱 도전
장애인 탁구대표팀의 간판 서수연(35)이 생애 두 번째 패럴림픽 대회를 앞두고 '금빛 스매싱'을 날리겠다고 다짐했다.

서수연은 1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결전지' 일본 도쿄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첫 출전 대회였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은 매우 떨려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했다"며 "이번 대회는 많은 훈련과 준비를 한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고교 재학 시절 서수연의 꿈은 모델이었다.

큰 키와 당당한 성격, 밝은 표정을 갖고 있던 서수연은 대학 입학 후 본격적으로 꿈을 향해 전진했다.

그러나 첫 발걸음을 떼는 순간, 서수연은 쓰러졌다.

그는 2004년 자세 교정 차 병원을 찾았는데, 주사 치료를 받다가 신경과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이 마비됐다.

모델의 꿈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러나 그는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 차원에서 시작한 탁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장애인 탁구선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모델 꿈꾸던 서수연, 도쿄 패럴림픽서 금빛 스매싱 도전
사고 여파로 악력이 약한 탓에 탁구 라켓을 꽉 쥘 수는 없었지만, 손과 라켓을 붕대로 감고 많은 땀을 탁구대에 쏟아냈다.

서수연은 악바리처럼 운동에 매진해 장애인 탁구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처음 출전한 2016 리우 패럴림픽 대회에선 여자 단식 은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서수연은 중국 리우 징과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1-1로 팽팽하게 맞서다가 3세트를 역전으로 내줘 아쉽게 패했다.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서수연은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아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서수연은 지난 5년 동안 리우 패럴림픽 결승전을 곱씹으며 도쿄 패럴림픽을 준비했다.

공항에서 만난 서수연의 얼굴엔 비장함이 묻어났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몸무게를 많이 감량했다"며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패럴림픽은 24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13일간 도쿄 일원에서 열린다.

한국은 서수연을 포함해 선수 86명, 임원 73명 등 총 159명이 선수단을 파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