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어 박인비·이대훈·류한수…'아듀! 올림픽'
‘Z세대’에게 쏟아지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서 올림픽과 작별을 고한 이들이 있다.

올림픽 은퇴를 선언한 여자 배구 김연경(33)과 동갑내기인 여자 골퍼 박인비는 두 번의 올림픽 끝에 소중히 여겼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박인비는 지난 7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골프 여자부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쳐 20위권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116년 만에 여자 골프가 부활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후 5년간 정상 기량을 유지해 2연패를 노렸으나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진 못했다.

박인비는 “태극마크를 다는 게 저한테 큰 목표였다”며 “애국심이 엄청 강해서가 아니라 국가대표로 발탁되기 위한 과정이 나 자신과의 싸움이자 여러 힘든 일을 겪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재차 못 박은 박인비는 “3년 뒤 열리는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해선 그 전보다 더 많은 힘을 쏟고 완벽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그래서 3년 뒤는 출전이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태권도 간판으로 활약한 이대훈(29)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태권도 남자 6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자오 슈아이(중국)에게 15-17로 패한 뒤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했다. 선수 생활 내내 최정상급 선수로 군림하면서도 그토록 바라던 올림픽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하고 떠났다. 그는 2012년 런던 대회 58㎏급에서 은메달, 2016년 리우 대회 68㎏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대훈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이 열렸다면 올림픽에 출전한 뒤 1년 정도 더 선수 생활을 하려 했다”며 “하지만 올림픽이 1년 미뤄져 올림픽 직후에 은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 마지막 무대에서 메달 하나 가졌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공부하면서 그동안 못한 일들을 하고 싶다”고 했다.

레슬링의 ‘맏형’ 류한수(33)도 도쿄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 도전을 종료했다. 그는 지난 3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남자 67㎏급 16강에서 탈락한 뒤 “부디 후배들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며 “남은 선수 생활 1년은 후배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