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金 4개 명중…안산, 한국 선수 최초 하계 올림픽 3관왕
철심 박은 체조 신재환, '펜싱 어벤져스' 남자 사브르도 금빛 낭보
[올림픽] 도쿄에 울려 퍼진 애국가…환희와 감격의 '금빛 순간'
특별취재단 = '감동으로 하나되다'(United by Emotion)를 슬로건으로 내건 2020 도쿄올림픽이 8일 막을 내린다.

선수들은 유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연습에 매진했고,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금빛 메달로 돌아왔다.

대한민국 선수단에서 처음으로 '금 과녁'을 명중시킨 건 올림픽 새내기이자 양궁 막내 2인방 김제덕(경북일고)과 안산(광주여대)이었다.

김제덕과 안산은 개회 이튿날인 지난달 24일 대회 신생 종목인 양궁 혼성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전무후무한 활약을 예고했다.

목이 쉬도록 외쳐댄 김제덕의 "코리아 파이팅!"은 이번 대회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두 막내는 선배 궁사들과 '금빛 기운'을 공유하며 한국의 2, 3번째 금메달도 합작했다.

안산,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로 이뤄진 여자양궁 대표팀은 25일 단체전 결승에서 크세니야 페로바, 옐레나 오시포바, 스페틀라나 곰보에바로 팀을 꾸린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6-0으로 완파하며 올림픽 단체전 9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여자 대표팀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5년 만에 올림픽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으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보란 듯이 정상에 섰다.

30년 넘게, 9개 대회 연속으로 한 국가가 특정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독식한 것은 한국 여자양궁이 3번째다.

이에 질세라 26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도 금메달을 쐈다.

대회 2연패였다.

대표팀 '맏형' 오진혁이 마지막 활시위를 놓자마자 외친 "끝!" 한 마디는 우승의 순간을 더욱 짜릿하게 만들었다.

양궁을 제외하고 잠잠하던 한국 선수단의 '금빛 낭보'는 '어벤져스', 'F4' 등의 별명이 붙은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전했다.

오상욱(성남시청), 구본길, 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화성시청)로 이뤄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완파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특히 오상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한 달을 입원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원팀'으로 금메달을 합작하며 '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의 5번째 금메달은 대회 최고의 라이징 스타 안산이 다시 해냈다.

안산은 30일 열린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혼성단체전, 여자 단체전까지 포함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하계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이자 6번째 금메달 주인공은 부상을 딛고 날아오른 '도마의 신' 신재환(제천시청)이다.

신재환은 2일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뤘지만,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타이브레이크 규정에 따라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양학선(수원시청)이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이래 9년 만이자 한국 체조 역사상 두 번째였다.

신재환은 충북체고 재학 시절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

12살 때 시작한 체조를 그만둬야 할 상황에 부닥쳤지만, 철심을 박고 재활로 보란 듯이 이겨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종합 순위 10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목표 달성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른 선수들의 값진 미소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장에 울려 퍼진 애국가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도 가슴 벅찬 뿌듯함과 위안을 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