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김연경이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여자 배구 에이스' 김연경 선수가 10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연경은 2011년 12월 4일 SNS를 통해 "나도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부심을 느끼고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박지성, 기성용 등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선발로만 나와도 모든 게 뉴스가 되는데 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선발로 나와 양 팀 최고득점을 해도 한국에서 아는 사람은 팬밖에 없다. 축구와 배구 스포츠의 차이도 있겠지만 너무 관심이 없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당시 김연경은 터키 리그에서 맹활약 중이었다.

또 "물론 축구나 야구처럼 그 정도의 관심을 가져달라는 건 아니지만 내가 지금 터키 리그에서 열심히 한국을 알리고 열심히 뛰고 있을 때 한국에서는 나한테 무엇을 해주고 있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내가 바라는 건 조금의 관심이다. 이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고 가끔은 이런 현실이 슬프다"고 솔직한 감정을 털어놨다.
김연경이 2011년에 쓴 글/사진=김연경 페이스북
김연경이 2011년에 쓴 글/사진=김연경 페이스북
김연경은 10년 후인 2021년 8월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김연경은 승리로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홀로 28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독려하고 응원하면서 '캡틴'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연경의 활약과 함께 이날 한국은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김연경은 "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김연경은 이날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다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김연경은 "사실 경기 전부터 심판의 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한번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흐름이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일찌감치 밝혀왔다.

한국이 4강에 진출하면서 이제 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여자배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건 1976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