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절정에 코로나19 대유행…1년 5개월 국제대회 참가 못해
"기회가 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마지막 올림픽"
[올림픽] 이혜진, 20대를 모두 바쳤는데…마지막 기회 날린 야속한 코로나

특별취재단 =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혜진(29·부산지방공단스포원)은 메달 기대를 받았다.

2019년 12월 홍콩·뉴질랜드 트랙월드컵에서 2주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0년 3월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하며 여자 경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선수다.

모두 한국 사이클 역사에 획을 그은 기록이었다.

이혜진은 한국 사이클 역대 첫 올림픽 메달 기대를 받았다.

이혜진이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나갔더라면,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2020년 7월에 열렸더라면, 이변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메달은 이혜진의 목에 걸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혜진의 발목을 잡았다.

이혜진은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1년 5개월 동안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트랙월드컵 등 대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력이 되지 않았다.

이혜진은 실전 감각과 경기 운영 능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경기 후 눈물을 쏟은 이혜진은 "나름으로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는데, 제 생각만큼 경기가 수월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한 내 모습보다 내 수준이 너무 낮아서 뭘 하고 싶어도 안 되더라"라고 속상해했다.

실전 부족에 대해서도 이혜진은 "1년 반, 2시즌을 국제대회 없이 보냈다.

그러면서 제가 국제가 아닌 국내 수준에 평준화되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이혜진은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예전 같으면 넘어갔을 시속인데, 그 기회가 제 몸에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는 탔는데, 경기 운영이 제가 생각해도 너무 엉망이었다"며 "그런 부분이 아쉽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스무 살에 2012 런던올림픽에서 첫 올림픽을 경험하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거쳐 도쿄올림픽까지, 이혜진은 20대를 오롯이 '한국 사이클 첫 올림픽 메달'을 향해 달렸다.

3년만 더 기다리면 2024 파리올림픽이 있다는 말에 이혜진은 "다음을 생각하기가 조금 그렇다"라며 "어렸을 때는 '다음에 더 잘하면 되죠'라고 했는데, 이제는 사실 다음을 말하기가 어려워진 나이가 아닐까"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는 "물론 나이 많은 선수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지금까지가 '베스트'에 들어가는 나이인 것 같다"며 "다음을 말하기가 지금은 어렵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야속하다'고 하자 이혜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