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단체전 준결승전서 2-2 동점 만드는 등 선전
동메달 결정전 남아…"메달 못 따낸다는 생각 한 번도 안 해"
[올림픽] '최강' 마룽과 접전 펼친 이상수 "다 보여줬습니다"
특별취재단 =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
'드래건' 마룽(중국)을 상대로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상수(삼성생명)의 표정에는 패배의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마음이 더 많이 묻어났다.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마룽, 판전둥, 쉬신이 나선 중국에 0-3으로 졌다.

1복식과 2단식에서 연달아 져 0-2로 뒤진 상황에서 '맏형' 이상수가 테이블 앞에 섰다.

상대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개인 단식 2연패를 해낸 마룽이었다.

역대 최고의 선수로까지 불리는 마룽을 상대로 이상수는 선전했다.

두 세트를 먼저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고 3, 4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올림픽] '최강' 마룽과 접전 펼친 이상수 "다 보여줬습니다"
좀처럼 평정심을 잃는 법이 없는 마룽은 3세트 막판 표정이 일그러졌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상수는 "(4단식에 나설) 장우진에게 경기를 넘겨줘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면서 "마룽을 상대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상수는 마룽이 섣불리 승부를 걸지 않고 안전하게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럴수록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해 마룽의 심리를 흔들어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테이블에 바짝 붙어서 기습적으로 때리는 되치기(치키타)와 한 박자 빠른 공격을 자주 썼다.

4세트까지는 이 전략이 보기 좋게 먹혀들었다.

이상수는 "확실히 마룽이 나에게 쉬운 공을 많이 줬고, 내 전략이 잘 먹혀들었다"고 돌아봤다.

결국 이상수는 마룽에 역전승하지 못했다.

한국은 '만리장성'을 또 못 넘었다.

그러나 이상수는 늘 그랬듯이 당당했다.

[올림픽] '최강' 마룽과 접전 펼친 이상수 "다 보여줬습니다"
이상수 "오늘 진 건 진 것이고, 남아있는 3·4위 결정전에서 착실하게 준비해온 것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어떤 팀이 올라오건 이길 수 있다.

메달 못 따낸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힘줘 말했다.

혼합복식 조로 호흡을 맞추다가 결혼까지 한 부인 박영숙의 응원은 동메달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큰 힘 된다.

이상수는 "(박영숙과) 영상통화를 자주 하는데 늘 잘하고 있으니 편안하게 경기에 임하라고 얘기를 해줘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