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도 51초58의 세계기록 세웠지만, 올림픽 2연패 달성은 실패
-올림픽- '역사적 레이스' 매클로플린, 女 400m허들 우승…51초46 세계新
특별취재단 = 전 세계가 주목한 대결에서 '라이징 스타' 시드니 매클로플린(22·미국)이 '리우올림픽 챔피언' 달릴라 무함마드(31·미국)를 제쳤다.

많은 육상 팬이 둘의 대결을 기대했고, 매클로플린과 무함마드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화답했다.

세기의 대결 승자는 매클로플린이었다.

매클로플린은 4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400m 허들 결선에서 51초46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무함마드도 51초58의 세계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불과 0.12초 전에 매클로플린이 무함마드보다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무함마드의 기록은 탄생하자마자, 2위가 됐다.

하지만, 무함마드는 의연하게 후배 매클로플린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했다.

무함마드는 9번째 허들을 매클로플린보다 빨리 넘었다.

그러나 매클로플린은 속도를 높이며 10번째 허들을 무함마드와 거의 동시에 넘었고, 놀라운 막판 스퍼트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올림픽- '역사적 레이스' 매클로플린, 女 400m허들 우승…51초46 세계新
도쿄올림픽이 시작하기 전부터, 매클로플린과 무함마드는 '세기의 라이벌'로 불렸다.

이미 두 차례 명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2019년 10월 5일에 열린 도하 세계선수권 결선에서는 무함마드가 52초16의 당시 세계 기록으로 우승했고, 매클로플린은 52초23으로 2위에 올랐다.

세계육상연맹은 이 대결을 2019년 도하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았다.

올해 6월 28일 도쿄올림픽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는 매클로플린이 51초90의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무함마드는 52초42로 2위를 차지한 뒤, 자신을 넘어선 후배에게 축하 인사를 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육상을 다루는 주요 언론들은 '여자 400m허들 결선'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경기로 꼽았다.

기대대로, 매클로플린과 무함마드는 역대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매클로플린은 '미국에서 가장 상품성 있는 육상 선수'로 평가받는다.

매클로플린이 성인 무대 데뷔를 준비하던 2020년 초 복수의 스포츠 브랜드가 치열한 영입전을 펼쳤고, 뉴밸런스가 매클로플린과 계약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뉴밸런스가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클로플린은 역대 20세 이하 육상 선수 중 가장 높은 계약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매클로플린은 자유분방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춤을 추는 영상을 자주 올리고, 다양한 채널로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

2015년 유소년 선수권 여자 400m에서 우승하고, 만 17세였던 2016년에는 54초15의 세계주니어기록을 세우며 리우데자네이루 미국 육상 대표팀에 합류한 최연소 선수가 됐다.

-올림픽- '역사적 레이스' 매클로플린, 女 400m허들 우승…51초46 세계新
무함마드와의 경쟁은 여자 400m허들의 위상까지 바꿔놨다.

2019년부터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여자 400m 허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무함마드의 기량이 절정에 달하고, '라이징 스타' 매클로플린의 인기가 치솟기 시작한 시점이다.

매클로플린은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무함마드는 '온건한 무슬림'이다.

이런 배경도 둘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끼쳤다.

서로를 의지하고 경쟁하면서, 기록도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6월을 기점으로 라이징 스타 매클로플린의 성장세가 무함마드의 견고한 벽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매클로플린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16위를 해 결선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무함마드는 53초13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올림픽을 시작하며 매클로플린은 미국육상연맹에 올린 인터뷰 영상에서 "지금의 나는 17살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22살의 매클로플린은 여자 400m허들 52초대 벽을 가장 먼저 넘어섰고, 도쿄올림픽 시상대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연합뉴스